가자 전쟁 중단을 촉구하며 교내 캠퍼스 건물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 학생들을 향해 미 컬럼비아대가 퇴학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학 측이 텐트 농성 학생들에게 최종 해산시한 통보를 한 게 건물 기습 점거로 번진 가운데, 양측이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전미 대학가 시위 확산의 진앙이 됐던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컬럼비아대의 벤 창 대변인은 30일 언론 성명에서 “시위자들이 점거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지속된 규정 위반은 자명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은 퇴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컬럼비아대는 캠퍼스 잔디밭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던 시위대에 전날 오후 2시까지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정학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십명이 여전히 농성장에 남아있었고, 대학 측은 예고한 대로 정학 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학생들은 캠퍼스 건물인 해밀턴 홀의 기습 점거로 대응, 시위는 소강 기미 없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해밀턴 홀에는 시위대 약 60명이 잔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름을 딴 이 건물은 1960년대부터 컬럼비아대 시위의 중심이 됐던 곳이다.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 이후 1972년 반전 시위와 198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인종차별 정책) 등을 규탄하는 시위대도 이 건물을 점거했다.
컬럼비아대는 점거 사태 이후 캠퍼스 출입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재학생은 물론 필수 인력을 제외한 교직원의 출입도 차단했다.
시위를 조직한 학생단체는 가자 전쟁 중단과 함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돕는 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대학 측이 회수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이 철수 요청을 거부한 시위대를 해산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 100여명이 무더기로 연행된 바 있다.
경찰 진입 사태 이후 컬럼비아대 캠퍼스에는 더 많은 텐트가 들어섰고, 전국 각지 대학 교정으로 연대 농성이 확산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후 대학가 반전 시위로 미 전역 대학가에서 1천100명 이상의 학생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전 시위를 둘러싼 시위대와 대학 또는 경찰 간 충돌은 진앙인 컬럼비아대는 물론 다른 대학가로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버지니아 커먼웰스대에선 경찰이 진압용 후추 스프레이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했고, 30일 새벽엔 경찰이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캠퍼스 텐트 농성장에 투입돼 30여명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