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인, 시장직 내려놓고 40년만에 모국행

안토니에비츠, 로이어스퍼드시장, 친아버지 찾고 결심

내달부터 제주도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며 ‘정체성’ 찾기

지난해 상봉한 친아버지와 기념 촬영을 하는 안토니에비츠 시장
지난해 상봉한 친아버지와 기념 촬영을 하는 안토니에비츠 시장 [출처:www.royersfordrecreation.com/jenna-and-korea]

 

한 살 때 미국에 입양됐던 한인이 현지 시장직을 내려놓고 40년만에 모국으로 돌아온다.

주인공은 제나 안토니에비츠(jenna Antoniewicz 한국명 김태희·40) 펜실베이니아주 로이어스퍼드시 시장.

12일 현지 지역신문 ‘더 머큐리’,  ‘제나& 코리아’ 사이트(www.royersfordrecreation.com/jenna-and-korea)에 따르면 안토니에비츠 시장은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지난달 사임 의사를 밝혔고, 13일 시장 임무를 마친다.

모국으로 돌아오는 미국 입양한인 제나 안토니에비츠

모국으로 돌아오는 미국 입양한인 제나 안토니에비츠 [출처:www.royersfordrecreation.com/jenna-and-korea]

로이어스퍼드시 의회는 안토니베이츠 임기 마지막 날을 ‘제나 안토니에비츠 시장의 날’로지정하고 퇴임식을 하기로 했다.

자기 뿌리와 모국의 문화유산을 찾고자 하는 안토니에비치는 다음 달 제주도로 이주할 예정이다.

그는 제주에 있는 캐나다 명문 여자사립학교인 브랭섬홀의 아시아 캠퍼스로부터 영어 교사 제의를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안토니에비츠는 2017년 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 2021년 재선했다.

특히 인구 5천명 안팎의 작은 도시인 로이어스퍼드 150년 역사상 첫 여성 시장이 됐다.

더 머큐리는 “로이어스퍼드의 시민들은 다정했던 시장의 사임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토니에비츠 시장도 “시장으로 활동하면서 시민들에게 받은 사랑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우리 가족 모두는 로이어스퍼드와 사랑에 빠졌다”고 화답했다.

로이어스퍼드 시의회는 6월 13일을 '제나 안토니에비츠의 날'로 제정했다
로이어스퍼드 시의회는 6월 13일을 ‘제나 안토니에비츠의 날’로 제정했다 [출처:www.royersfordrecreation.com/jenna-and-korea]

그가 모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 결정적인 계기는 친아버지와 극적으로 상봉했기 때문이다.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안토니에비츠는 입양기관을 통해 생후 11개월 되던 해인 1984년 미국 뉴욕에 입양됐다.

벅스 카운티에서 자란 그는 피아노, 드럼을 배우고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면서 모임의 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한다.

미국인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아 양육하면서 친부모 생각을 많이 했던 그는 마침내 뿌리 찾기에 나섰고, 지난해 한국에 있는 친아버지와 그 가족을 만났다.

인생의 퍼즐을 맞춘 그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준 친아버지와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모국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다.

그는 “로이어스퍼드시를 사랑하고, 시민과 함께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