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긴 강’을 둘러싸고 수 세기간 이어진 논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과학자들이 긴 여정을 떠난다고 12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내년 봄 다양한 국적의 연구원 및 탐험가들이 탐험가 단체 ‘더 익스플로러스 클럽’ 등의 후원을 받아 페루 안데스산맥 가장 깊은 곳에서 대서양에 이르기까지 7개월간의 원정을 떠날 예정이다.
팀은 아마존강의 물줄기를 따라 지도를 따고 길이를 측정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아마존강 측정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면 나일강의 길이도 측정한다는 계획이다.
팀을 이끄는 브라질 출신 탐험가 유리 사나다는 “에베레스트산은 수천번도 더 올랐고, 1천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노를 저어 바다를 가로질렀지만, 아마존강 전체를 카약으로 타내려 간 건 10번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에 아마존강을 완주한 사람들은 ‘모험’을 목적으로 했을 뿐, 강의 지형과 생물다양성을 기록하기 위한 탐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강은 다른 지리적 요소와 달리 수시로 변화한다는 점에서 측정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홍수로 강의 굴곡이 사라지기도 하고, 운하가 줄기 방향을 꺾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강의 원류를 가장 넓은 줄기의 시작점으로 봐야 하는지, 가장 깊은 곳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며 강의 끝이 어디인지 역시 논쟁거리다.
현재로선 기네스 세계기록과 영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미국 정부 등이 나일강을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나일강이 4천마일인 아마존강보다 약 132마일(212㎞) 길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아마존강을 품고 있는 브라질은 “나일강은 아마존에 이은 세계 두 번째”라는 주장을 지속해서 펼쳐왔다.
최근에는 브라질 연구진들이 아마존강은 4331마일로 나일강보다 87마일(140㎞)가량 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08년 파울루 호베르투 마르티니는 아마존강이 대서양으로 흐를 때 북쪽으로 가는 짧은 경로 외에 남쪽으로 둘러 가는 경로가 있다는 점을 발견해 아마존을 ‘가장 긴 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브레베스 운하를 이용한 측정 방식을 지적하며 “1등이 되려고 ‘측정 놀이’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고 곧 그의 주장은 인기를 잃었다.
마르티니는 내년으로 예정된 탐험이 논쟁을 끝내주기를 바란다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긴 강’에 대한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