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차남’ 김홍업 이사장 별세…애틀랜타와 깊은 인연

향년 75세…아들 김종대씨는 애틀랜타서 난민 청소년 지원 사업 펼쳐

고(故) 김홍업 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025년 9월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다. 김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이자 민주화 운동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평생을 동고동락해온 인물이었다.

그의 유해는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안치되었으며, 가족장은 김대중평화센터와 김대중재단이 주관해 치러질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신선련 씨와 두 아들 김종대·종민 씨 등이 있다.

◇ 고인의 삶과 정치적 궤적

1950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군사독재 시절 고난과 탄압 속에서 아버지 김대중과 함께 민주화 투쟁의 길을 걸었다. 1976년 ‘3·1 민주구국 선언’ 사건 당시 아버지의 정치 탄압을 규탄하며 침묵 시위에 참여했고, 이후 1980년 내란음모사건 등으로 지명수배 및 수탈적인 고문을 겪는 등 굴곡 많은 삶을 보냈다.

미국 망명 시절엔 김 전 대통령의 미국 활동을 동행하며 국제 인권 운동과 재외교포 조직을 지원한 역할을 수행했다. 국내로 돌아와서는 정치 홍보·기획사 ‘밝은 세상’을 설립해 전략적 선거운동과 여론조사를 이끄는 한편 ‘DJ와 춤을’ 같은 정치사에 남을 광고를 기획해 1997년 대선 승리에 기여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고인은 2007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김대중기념사업회(현 김대중재단)를 설립하여 부친의 유지를 계승하고 대중에게 ‘김대중의 가치’를 전파하는 데 힘썼다.

김 이사장은 2019년부터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아왔고, 그간 자신의 삶보다는 조용히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며 살았다는 것이 재단 측의 설명이다.

◇ 장남 김종대씨, 클락스빌서 ‘리제너레이션’ 활동

고인의 장남인 김종대 씨는 애틀랜타에 거주하면서 난민 및 이민 가정 청소년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리제너레이션(ReGeneration)’을 창립해 운영해왔다. 에모리대 졸업자로, 아내 최자현 씨와 함께 애틀랜타 난민촌인 클락스빌에서 해당 단체의 비전을 실천해 왔다.

김씨는 부친의 별세 소식을 접한 뒤 페이스북에 장문의 추모 글을 올렸다. 추모문에서 그는 아버지의 삶을 욥기(욥의 고난)와 비교하면서도, 아버지가 고난 속에서도 의연히 걸어간 길을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회고했다.

그는 아버지가 “아빠의 고난이 결국 너희에게 축복이 돌아올 것임을 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회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욕과 억울함 속에서도 묵묵히 명예를 지킨 고인을 향해 “오른뺨 맞으면 왼뺨 내미는 태도”를 가졌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 글 말미에 “아빠의 삶은 한 알의 밀알 같은 삶”이라며, 자신과 동생이 아버지의 유산 위에서 “축복받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고인의 삶과 숭고한 믿음, 고난과 헌신의 흔적이 한인 커뮤니티와 민주주의 운동 전반에 울림을 남겼음을 강조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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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고 김홍업 이사장과 김종대씨. /김종대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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