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 뒤집기 재판’ 3년 뒤에 하자”

변호인단 “검토할 서류 쌓아올리면 5000피트 종이탑”

골프 대회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트럼프
골프 대회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트럼프 [베드민스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2023시즌 11차 대회(총상금 2500만 달러) 최종 라운드 경기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에 대한 공판 개시를 내년 11월 대선 한참 뒤로 미뤄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연방 판사에게 재판을 2026년 4월께 시작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재판 개정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이유로 전례가 없는 사건의 특수성과 1150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재판 서류 등을 거론했다.

트럼프 변호인단은 법무부가 제안한 재판 날짜에 맞춰 기록을 다 검토하려면 하루에 약 10만 쪽의 서류를 읽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공판 기일에 대한 요청을 담은 문서에서 “1150만 쪽의 문서를 1인치(2.54㎝)당 200쪽으로 계산하면 하늘로 치솟은 거의 5000피트(1524m) 높이의 종이탑이 될 것”이라며 “‘워싱턴 기념탑'(169m)의 8배 높이를 쌓고도 거의 100만 쪽이 남는다”고 썼다.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2026년 4월 개정을 요구한 사건은 대선 결과에 불복한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인 2021년 ‘1·6 사태’와 관련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사태와 관련해 대선 결과 뒤집기 모의 및 선거사기 유포 등 4개 혐의로 지난 1일 연방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동일 사안에 대한 추가 기소를 제외하고 총 4건의 사건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일 내년 빈번하게 법정을 드나들어야 할 처지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영화 배우에 대한 ‘입막음용’ 금품 제공 사건(뉴욕주에서 기소)으로 내년 3월 25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또 가장 최근인 지난 14일 조지아주에서 기소가 이뤄진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과 관련해 현지 검찰 당국은 내년 3월 4일을 재판 개정일로 제안한 상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사건과 관련해 플로리다주의 담당 판사는 2024년 5월 20일을 재판 날짜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