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에게 세상에는 진실된 마음과 또다른 삶의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긴장된 삶에서 벗어나 일상의 작은 일들에 감사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결코 이어질 수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은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면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사랑으로 하나가 됩니다.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로 불리며 가장 사랑받는 로맨스 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프리티 우먼(Pretty Woman)의 이야기입니다. 최근 애틀랜타에서 공연된 뮤지컬 ‘프리티 우먼’을 관람했는데 30년전 보았던 영화의 감동이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현재의 뮤지컬 무대에 맞게 세련되게 작곡된 곡들이 나왔지만 관객들은 마지막에 연주된 주제가 ‘Oh Pretty Woman’에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춘부와 기업사냥꾼의 사랑을 다룬 영화에 사랑노래의 ‘클래식’인 이 곡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영화의 내용과 메시지를 생각해보면 이만큼 잘 맞는 선곡과 제목도 없을 것입니다. 길을 잃었다가 매춘부 비비안을 만난 에드워즈처럼 로이 오비슨은 길거리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을 노래합니다(Pretty woman, walkin’ down the street, Pretty woman the kind I like to meet).
더할 나위없이 사랑스러운 여인에게 노래는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도 나처럼 외로운가요?(Are you lonely just like me)”. 영화속 남자 주인공은 냉철한 판단으로 비즈니스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외로움을 떨치지 못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러한 회의와 고독에 빠져있는 ‘성공한’ 남성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실존적으로 외롭던 이 남자는 운명처럼 다가온 여자를 만나면서 삶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가슴 설레는 팬터지를 전해주는 ‘여성용 로맨스 코미디’로 알려져 있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뒤집고 인생을 걸만한 ‘예쁜 여자’의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영화는 ‘예쁜 여자’가 단순히 외모만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자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며 공감하는 여자, 순수한 마음과 따뜻한 심성으로 모든 사람을 대하는 여자, 세상에 다시 없을 것 같은 미소로 남자를 보고 웃어주는 여자(Pretty woman talk awhile, Pretty woman give your smile to me)를 만나자 얼어있었는지 조차 몰랐던 마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외모에 끌렸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이 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듭니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하면서 남자는 여자에게 진실한 사랑을 느끼게 되고, 여자는 고객들에게 허용하지 않았던 키스를 먼저 남자에게 선사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에는 장애물이 있기 마련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둘러싼 주변의 시선과 비난이 서로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환경 때문에 짧은 이별을 맞게 됩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가지말라고 매달리다 잘못된 제안을 하게 되고 결국 관계를 포기합니다(Pretty woman don’t walk away, hey, OK. If that’s the way it must be, OK. I guess I’ll go on home).
이렇게 포기하고 돌아서는 남자에게 다시 돌아오는 아름다운 그녀가 보입니다(Is she walkin’ back to me? Yeah, she’s walkin’ back to me Oh, oh, pretty woman). 영화에서는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달려가지만 누가 먼저 돌아오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영혼까지 사로잡은 운명적인 상대를 떠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Oh Pretty Woman’이 흘러나올때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어떤 꿈은 실현되고 어떤 꿈은 그렇지 않지만 계속 꿈꾸라(Some dreams come true, some don’t; but keep on dreamin’)”. 실현되지 않을 꿈보다 더한 ‘희망고문’은 없겠지만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도전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요. 무엇보다 사랑의 여정을 시작한 커플들은 함께 같은 꿈을 꾸면서 더욱 깊어진 관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기자
[가사]
Pretty woman, walkin’ down the street
Pretty woman the kind I like to meet
Pretty woman I don’t believe you, you’re not the truth
No one could look as good as you, mercy
Pretty woman won’t you pardon me
Pretty woman I couldn’t help but see
Pretty woman that you look lovely as can be
Are you lonely just like me
Pretty woman stop awhile
Pretty woman talk awhile
Pretty woman give your smile to me
Pretty woman yeah, yeah, yeah
Pretty woman look my way
Pretty woman say you’ll stay with me
‘Cause I need you, I’ll treat you right
Come with me baby, be mine tonight
Pretty woman don’t walk on by
Pretty woman don’t make me cry
Pretty woman don’t walk away, hey, OK
If that’s the way it must be, OK
I guess I’ll go on home, it’s late
There’ll be tomorrow night, but wait
What do I see?
Is she walkin’ back to me?
Yeah, she’s walkin’ back to me
Oh, oh, pretty wo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