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명 잡겠다며 수천명 수색…남은 건 “한국기업 책임론”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수색영장 입수…체포된 본사 직원은 모두 LG 소속

하청업체 5곳 관련 기록도 수색 대상…프로젝트 전체 고용-운영 구조 조사

이번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HL-GA 배터리 공장에 대한 대대적 단속 작전은 단 4명의 불법 체류 외국인을 특정한 ‘정밀 타깃 수사’에서 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수천 명의 건설 인력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면 수색과 여권·비자 검사, 한국인 300명을 포함한 475명의 체포가 이뤄지면서 “불법적인 한국기업”이라는 이미지만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 4명 수색 영장에, 수천 명 집단 수색…“이민 단속이 아닌 체포 작전”

애틀랜타 K가 입수한 조지아 연방 남부법원 발부 수색영장(사건번호 4:25-MJ-81)에 따르면, 영장 대상은 HL-GA  배터리 컴퍼니의 모든 부지였고, 체포 대상은 ▷Andreina Fuentes-Tovar ▷Kevin Zavaleta-Ramirez ▷David Zavaleta-Ramirez ▷Julio Gonzalez Alvarado 등 4명의 히스패닉계 용의자였다.

이들은 연방 이민법 제1324조에 따른 ‘불법 외국인 은닉 및 고용’ 혐의로 수사 대상인 인물들이다.

그러나 연방 당국은 9월 4일 헬기와 장갑차, 수백 명의 요원을 투입한 가운데 현장 전 인원을 외국인과 시민권자로 분리해 전수조사했고, 475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한국 국적자는 300여명에 달하며, 대부분 한국 본사나 하청업체에서 파견된 직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은 단순한 개인 신분 확인 수준을 넘어, 현대차-LG 합작 배터리 공장의 서류 및 컴퓨터는 물론 주요 하청업체들과의 거래 및 관련 기록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영장이 적시한 대상 하청업체는 TK LLC, Autorica LLC, SBY 아메리카, 비욘드 아이언 건설(Beyond Iron Construction), 스틸 브라더스 디벨롭먼트(Steel Brother Development) 등 5곳이다.

영장은 회사의 고용 관련 기록 전반, 신분증, 급여 내역, 정부기관과의 서신까지 압수 대상에 포함했으며, 당국은 해당 정보가 저장된 컴퓨터, 외장 하드, 휴대폰, 태블릿 등 모든 디지털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도 함께 실시했다. 이는 사실상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프로젝트 전체의 고용 및 운영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전방위 조사라는 점을 시사한다.

◇ 체포된 본사 직원은 LG엔솔 소속…장비 설치 등 위해 단기 방문

한편 현장에 체포된 한국 본사 인력은 47명으로 모두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직원들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장 완공을 앞두고 배터리 셀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 설치 및 시험가동을 위해 파견된 인력으로 알려졌다.

LG엔솔에 따르면 나머지 250여명의 한국인 체포자는 한국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체포된 한국인 중 상당수는 ESTA(무비자) 또는 B1/B2 비자를 소지한 상태로 입국해 한국 본사에서 급여를 받고 장비 설치 등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현장에 직접 고용한 직원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어 “도급 및 하청업체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참여 모든 이해관계자가 동일한 법적 준수 수준을 유지하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여론이 ‘한국 대기업이 불법 고용에 눈감고 있었다’는 비판으로 확산되는 것을 선제 차단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임직원 안전과 빠른 구금 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 협조하고 있으며, 통역·법률 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 사진

이승은 기자

영장에 적시된 체포대상 인물들

영장에 나온 수색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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