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보이지 않는’ 가격 인상 나섰다

MSRP는 그대로, 인센티브 줄여…조지아 공장 생산 비중 확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공식적으로 올리진 않았지만, 할인 및 금융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소비자 체감 비용은 오히려 높아질 전망이다.

기아는 최근 MSRP(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는 동결한다고 밝혔지만, 대신 캐시백이나 저금리 할부 같은 인센티브를 축소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아는 향후 12개월간 약 6000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표면상 가격은 같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은 커지는 구조다. 특히 금리 상승기 속에 저금리 금융 프로그램이 줄어들 경우, 구매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기아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West Point)에 위치한 현지 공장의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미국 내 공급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해 한국 생산 차량은 캐나다 등 제3국으로 전환하고,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미국 시장에 우선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조치는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감소했지만, 하반기에는 판매량을 7~8% 이상 끌어올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현재 5.1%에서 6%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력 모델로는 패밀리 미니밴 ‘카니발’과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K4 세단이 거론된다. 기아는 해당 차량들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선 “가격은 그대로인데 할인은 줄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 혜택 축소는 특히 중·저가 차량을 찾는 실수요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향후 판매 추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아 조지아 공장/kiageorg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