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에는 이전 가격, 계산서에는 오른 가격 적용
“인플레 고전 식당 이해해야” vs. “소비자 기만 행위”

미주 한인 2만4000명 이상이 가입돼 있는 페이스북의 ‘미국 사는 한국인 그룹’이라는 비공개 그룹 방에 25일 LA 한인타운의 한 식당에서 겪었던 황당한 일이라며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틀 전 웨스턴길 북쪽에 있는 칼국수 식당에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서 식당 주인이 건넨 메뉴를 보고 짬뽕 칼국수(13.99달러)와 콩국수(11.99달러)를 주문했다고 했다.
식사를 마친 부부는 계산서를 받고 신용카드로 계산을 했다. 총 32달러가 나왔길래 팁 5달러를 포함해 총 37달러를 적고 보니 뭔가 이상했다. 금액이 실제 음식값 보다 더 나온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니 “각 메뉴마다 가격이 2달러씩 올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주인은 “가끔 한국 손님들이 계산할 때 물어보면 설명을 해드리고 외국 손님들은 주문 받을 때 미리 설명한다”고도 덧붙였다.
작성자가 “왜 메뉴판 가격을 안 고치셨나요?”라고 물으니 주인은 “돈이 없어서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작성자는 그룹방 회원들에게 “혹시 이런 경험이 있는지” 물으며 “앞으로는 그 식당을 안 가기로 했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 아래에는 한인들의 댓글이 속속 이어졌다.
“식당들 실정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즘 재료비, 인건비, 렌트비가 올라서 오죽했으면 그랬겠는가. 너그럽게 이해하라”는 반응도 있는 반면 대체적으로 “메뉴판에 명시된 가격대로 받아야 옳다”는 여론이 많았다.
한 회원은 하와이 로컬 뉴스 기사를 인용해 그 지역에서 벌어진 식당 관련 소송 사례를 소개했다.
로마노스 마카로니 그릴(Romano’s Macaroni Grill) 식당 체인은 지난 봄부터 인플레이션 대응책으로 계산서에 2달러의 인플레이션 수수료를 부과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체인점은 가격 인상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안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 변호사측은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행위’라며 이같은 수수료를 적용한 다른 레스토랑들을 상대로 추가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회원은 필라델피아주에서 신흥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몽고메리 카운티 랜스데일 지역내 식당에서 발급된 것으로 보이는 계산서 사진 한 장을 댓글창에 올렸다.
계산서에는 총 82.90 달러라는 금액과 손님들의 팁 계산을 돕기 위한 15%, 18%, 20%에 해당하는 팁 안내 금액이 명시돼 있다.
그런데 팁 안내 금액이 실제 음식 값의 퍼센트 금액과 다른 것이 문제다. 총액 82.90달러의 20%는 16.418 달러인데 19.80달러로 적혀 있었다.
계산서를 받은 손님은 팁 금액을 수정해 적은 다음 그 금액 만큼만 팁을 지불했다.
본인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또다른 회원은 “팁은 손님의 결정에 따른 것이니 강요하면 안 된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손님이 찾아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물론 서버들은 싫어하겠지만 한국 식당에서 일하시는 서버분들이 너무 팁에 집착해서 안타깝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