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사망사고 3건 발생…노동단체 “안전관리 미흡” 지적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복합단지가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을 받기 전부터 잦은 인명사고로 현지 노동단체의 문제 제기 대상이 되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조지아 현대차 공장은 3년 동안 세 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위험한 현장’으로 악명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2022년 착공 이후 지금까지 건설노동자 3명이 숨졌다.
이는 총사업비 76억달러(약 10조9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임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첫 번째 사고는 2023년 4월, 도장 공장의 철골 구조물 위에서 작업 중이던 30대 하청 노동자가 60피트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다. 그는 안전 로프를 착용했지만, 철골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의해 로프가 끊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만 올해 두 차례의 사망사고가 추가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지게차에 치여 사망, 5월에는 지게차 화물이 떨어지며 숨지는 사고가 이어졌다.
연방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현재 이들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OSHA는 2024년 한 해 동안 메타플랜트 현장에서 총 11건의 부상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사고 이후 안전요원을 추가 배치하고 현장 안전 감사를 실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사고 직후 직접 조지아 현장을 방문해 “안전은 생산 일정, 비용, 이익보다 우선한다”며 “이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 역시 WSJ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불법 고용이나 부적절한 노동 관행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WSJ은 3월 이후 잇따른 사망사고가 지역 노동단체의 문제 제기를 촉발했고, 이들의 지속적인 신고와 현장 조사가 9월 ICE의 기습 단속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달 ICE는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현장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한국인 노동자들은 7일간 구금된 뒤 전원 석방되어 한국으로 귀국했다.
WSJ은 “현대차와 LG엔솔이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잇따른 인명사고로 인해 현지 언론과 노동단체의 감시가 더욱 강화됐다”며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의 노동안전 기준과 현장 관리 체계 전반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OSHA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벌금 부과나 추가 감독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조지아주 노동계는 “대형 외국기업이라도 안전 규정을 위반하면 예외 없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