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29일부터 적용…가격상승 압박
오는 8월 29일부터 미국 내 소비자가 해외에서 주문하는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에 대해 더 이상 면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계 초저가 쇼핑 플랫폼 ‘테무(Temu)’와 ‘쉬인(Shein)’ 등을 주로 이용해 직구를 즐기던 소비자들에게는 직접적인 가격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악관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우편망을 이용하지 않은 800달러 이하 수입품은 면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은 하루 기준으로 800달러 이하의 해외 구매 물품은 관세 없이 통관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소액이라도 예외 없이 관세가 부과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소액 직구 물품을 통한 펜타닐 등 마약류 밀반입, 위조 상품, 무기 부품 등 불법 물품 반입 문제를 지적해왔다. 백악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기준으로 압수된 수입 화물의 90%가 소액 소포였고, 이 중 마약류는 98%, 지식재산권 위반은 97%가 해당된다.
특히 타깃이 된 테무와 쉬인은 대부분 중국에서 직송되는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홍콩에서 들어오는 소액 소포에 대해 면세 혜택을 중단시키고, 최대 5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그 적용 대상을 전 세계로 확대하는 것이다.
테무는 ‘미국 최저가 쇼핑’이라는 슬로건으로 1~10달러 사이의 초저가 상품을 빠르게 배송해 MZ세대와 중저소득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이번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이러한 가격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무의 상품 대부분이 소액 소포 기준에 해당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조치는 당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라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생명과 기업을 구하기 위해” 시행 시기를 2년 이상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내 여행객이 해외에서 반입하는 200달러 이하 개인 물품과 100달러 이하의 ‘입증된 선물’은 기존대로 면세 혜택이 유지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테무와 쉬인 직구 커뮤니티에서는 ‘800달러 이하 마지막 면세 직구’를 위한 주문 러시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