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명 전세기 탑승…사복 입고 일반버스로 애틀랜타 공항 이동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다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체포 7일 만인 11일 전세기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사복 차림에 수갑 등 구속 장치 없이 일반 버스를 이용해 공항으로 이동하며 조용한 귀환을 준비했다.
포크스턴 ICE 구금시설에서 이날 오전 2시 16분 구금자들은 한국 기업이 제공한 일반 버스 8대에 분산 탑승해 약 430km 떨어진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송 과정에는 ICE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민자 전용 호송버스가 아닌 민간 차량이 동원됐으며,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모든 구금자는 사복 차림으로 자유롭게 이동했다.
애틀랜타 공항에는 총 368석 규모의 대한항공 B747-8i 전세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 출발해 인천공항에는 12일 오후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전세기에는 한국인 316명을 포함해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총 330명이 탑승했다. 당초 구금된 한국인은 317명이었으나, 1명은 영주권 신청자 신분으로 현지에 잔류하기로 했다. 그는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구금 상태를 유지한 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외교부는 10일 출발을 목표로 미국 정부와 전세기 탑승 관련 협의를 마쳤지만, 미국 측이 “행정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귀국 계획을 중단하면서 석방이 하루 연기되기도 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된 한국 근로자들을 미국 내 인력 훈련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며 귀국을 잠정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미 피로감이 극심한 국민들을 우선 귀국시킨 뒤 상황을 재정비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측도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해 전세기 출국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한편, 구금자들의 귀국 준비는 현지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HL-GA)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직원들은 구금자들의 숙소를 대신 방문해 짐을 챙기고, 공항에서 필요한 절차를 지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앞서 미국 국무부 고위급과의 협의에서 구금된 한국인들이 추후 미국 재입국 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보장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귀국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상적인 비자 발급 및 입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