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인상 대응책…”중저가 차량 가격 인상은 자제”
현대자동차그룹이 고부가가치 모델에 집중하며, 가격에 민감한 중·저가 차량의 가격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는 ‘투 트랙 전략’을 본격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불러온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지키려는 전략이다.
15일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뉴욕 맨해튼의 복합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전기 오프로더 SUV 콘셉트카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우아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구현하도록 설계된 이 차량은 제네시스의 미래 SUV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로 평가받는다.
또한 제네시스는 2026년부터 내구 레이싱에 출전할 계획인 하이퍼카 ‘GMR-001’의 실차 디자인도 공개했다. 오렌지에서 붉은색으로 이어지는 컬러와 한글 ‘마그마’가 새겨진 디자인은 제네시스의 정체성과 한국적 감성을 반영했다.
이들 고성능 차량 공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현대차 대표이사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이 모델별로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며, “가격이 저렴한 모델은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소비자 가격 인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트리 모델 가격이 3000~4000달러 오르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다”며, 가격 인상 대신 시장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현대차는 이달 초 미국 내 차량 가격을 2개월간 동결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2025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이번에 공개한 콘셉트카 및 하이퍼카와 함께 주요 제네시스 모델들을 대거 전시할 계획이다.
이번 전략은 고급차 시장에서 수익률을 높이되, 실질적인 판매량을 견인해온 중저가 모델 시장의 경쟁력도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위기 대응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