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판매량 42% 감소…GM은 2배 급증해 2위 탈환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급감하며 시장 점유율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전체 차량 판매가 9.2% 증가한 가운데서도 전기차 부문에서만 부진을 겪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산하 켈리블루북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제네시스 포함)의 올 2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만149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214대)보다 42.2% 줄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1만5564대로 7.7% 감소했고, 기아는 4975대로 무려 72.5% 급감했다.
같은 기간 GM은 전기차 판매량을 4만6280대까지 끌어올리며 전년 대비 111% 증가, 현대차를 제치고 미국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쉐보레 브랜드가 2만8453대로 전년 대비 143%나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의 부진은 미국 전기차 수출량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5월 미국에 7156대를 수출해 전년 동기(5만9705대)보다 88%나 감소했다.
테슬라는 전년 대비 12.6% 감소한 14만3535대를 판매하며 여전히 1위를 유지했지만, 성장세는 정체됐다. 포드는 31.4% 감소한 1만6438대에 그쳤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전반적 위축을 ‘캐즘(기술 수용의 일시적 정체 구간)’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말 종료 예정인 미 연방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시장 위축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이후 처음 나오는 실적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4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4년간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