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 처리” 구속 가능성 시사…김건희 관련 의혹도 조사
김건희 여사와 권성동 의원 관련 정치자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세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한 끝에 17일 자진 출석했다.
그러나 특별검사팀은 이번 출석을 “법적 권리를 넘어선 비협조적 행태”로 규정하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조사는 피의자가 세 차례의 소환 통보에 불응한 뒤, 공범에 대한 법원의 구속 결과를 확인한 이후 일방적으로 출석을 통보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8일, 11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한 총재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모두 불응했다. 이후 특검이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자 17일 오전 KT 광화문 빌딩의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김 특검보는 “법적 절차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공정한 수사에 대한 도전”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신병 확보를 위한 강제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학자 총재는 2022년 초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와 공모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하고,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청탁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샤넬백과 목걸이 등을 전달하며 통일교 교단 현안을 청탁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윤 씨의 공소장에는 “통일교 총재 한학자의 지시에 따라 윤 씨가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금품과 함께 청탁을 진행했고, 이는 교단의 정교일치 이념에 따른 것”이라는 진술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는 이날 주치의와 간호사를 동행하고 지하에 앰뷸런스를 대기시키는 등 건강 이상을 대비한 조치를 취하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특검은 “3차 소환일이었던 15일에 출석하지 않고, 이틀 뒤 건강이 회복됐다며 출석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50여 쪽에 이르는 질문서를 준비해 본격적인 신문에 돌입했으며,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한 총재는 심방세동과 심부전 진단을 받고 미국 현지에서 치료를 받았고, 귀국 후에도 증세가 계속돼 이달 초 시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심장 시술 후에도 산소포화도가 정상 수치로 돌아오지 않았지만, 법적 절차를 피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출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검팀은 삼부토건 계열사인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병행 중이다. 18일 오전에는 구세현 대표, 19일에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을 각각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명분으로 주가를 급등시킨 뒤 전환사채(CB) 매각을 통해 약 40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