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고 나서도 “취소합니다” 급증

.애틀랜타 포함, 주택 거래 파기율 증가에 골머

미국 주택 시장에서 구매 계약이 체결된 후 거래가 파기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레드핀(Redfin)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한 달간 전체 주택 거래의 약 15%가 계약 후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이후 6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미국 남부의 ‘선벨트(Sun Belt)’ 도시들이 거래 취소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잭슨빌(21.4%), 라스베이거스(19.7%), 그리고 애틀랜타(19.6%)가 그 예다. 애틀랜타에서는 5건 중 1건에 가까운 주택 거래가 취소되는 셈이다.

레드핀 측은 “구매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비슷한 가격대의 더 나은 집이 나오거나, 주택 결함이 발견됐을 때 과감히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일부 구매자들은 향후 가격 하락이나 모기지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2025년 4월 기준 미국 내 주택 판매자는 구매자보다 50만명이나 많았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며, 시장은 빠르게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되고 있다. 거래 조건에서도 매수자 우위 현상이 확연하다. 과거에는 셀러가 수리를 거부해도 거래가 성사됐지만, 지금은 작은 문제만 있어도 구매자가 가격을 깎거나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가 흔하다.

피닉스 지역 레드핀 에이전트 밴 웰본(Van Welborn)은 “초고가 주택에서 하수도 문제를 발견한 고객이 무려 100만달러의 가격 인하를 이끌어낸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셀러들이 거래 성사를 위해 양보를 감수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레드핀은 올해 말까지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금리는 6.8% 수준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높은 보험료와 재산세 부담도 구매자들의 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Daryl Fairweather)는 “시장에 매물은 많은데 가격이 너무 높다”며 “지금 가격 수준에선 구매자들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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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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