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빈부터 서울타코까지”…한국 품은 세인트루이스 시티 SC

애틀랜타 K 초청 구장 투어 및 구단 운영 소개…지역 밀착 전략과 글로벌 비전 한눈에

민간자본-커뮤니티 협력으로 만든 ‘스토리’…두터운 팬층으로 전 경기 매진 신화 ‘기적’

지난 9월 27일(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 세인트루이스 시티 SC(St. Louis CITY SC)가 ‘코리안 더비’로 명명된 특별한 경기를 개최했다. 이날 경기에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주축인 세인트루이스의 정상빈과 LAFC의 손흥민과 나란히 선발 출전해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애틀랜타 K는 구단의 공식 초청을 받아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이례적으로 구단 부회장 마크 아벨(Marc Abel)이 직접 안내에 나섰고, 구장 내부와 구단 운영 철학을 포함한 상세 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초청은 단순한 언론 환대 수준을 넘어, 구단이 한국인 선수와 팬층을 전략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 100% 로컬 기반 푸드 시스템…‘CITY Flavor’ 전략

CITY SC는 MLS 구단 중에서도 독특한 운영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구장 내 식음료 벤더 구성이다. 구단은 모든 푸드 벤더를 지역 기반의 식당과 업체들로 구성하며 ‘CITY Flavor’라는 자체 브랜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5 시즌에는 Pappy’s Smokehouse, Bolyard’s, Chicken Scratch 등 신규 벤더들이 합류했고, 앱 사전 주문이 전체 주문의 23%에 달하는 등 팬 반응도 뜨겁다. 특히 한인 셰프 데이비드 최가 운영하는 ‘서울 타코(Seoul Taco)’는 김치버리또와 불고기 타코 등 한국식 메뉴로 현지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전액 민간 펀드로 구장 건립…지속 가능한 경영 철학

구단의 홈구장인 에너자이저 파크(Energizer Park)는 100% 민간 자본으로 건립됐다.

구단 소유주는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창업 가문을 포함한 9명의 투자자로 구성돼 있으며, 여성 주주 비율이 높은 점도 특징이다. 특히 회장인 캐롤라인 킨들(Carolyn Kindle) MLS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구단주(majority owner)로 구단의 창단과 성공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구단은 공공기금을 받지 않고 100% 민간 기금으로 구단을 건설해 미국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구장 운영을 통한 지역 세수는 연간 약 2400만 달러에 달하며 그중 약 510만 달러가 세인트루이스 시에 직접 귀속된다.

◇ 팬덤과 도시 성장의 동반자…매진 기록 지속 중

CITY SC는 창단 이후 50경기 연속 매진이라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며, 누적 관중 100만명을 돌파했다. 하부 리그 팀인 CITY2 역시 MLS Next Pro 역대 최대 관중 기록을 세우며 지역 내 축구 열기를 증명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는 미국 내 2대 보스니아계 커뮤니티와 이탈리아계 이민자 밀집 지역으로, 구단은 이민자 커뮤니티와 음식 벤더를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팬층의 문화적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구장 내에서 운영중인 ‘발칸 트리트 박스(Balkan Treat Box)’에는 경기 전부터 지역 팬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 한국인 선수에 대한 전방위 지원…홍보-마케팅도 ‘5 스타’

정상빈 선수는 CITY SC의 핵심 영입 중 한 명이다. 구단은 한국 시장 및 팬층 확대를 위해 정상빈 관련 미디어 대응, 팬 이벤트, 경기 외 활동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이번 애틀랜타 K 초청은 그 전략의 일환으로, 구단이 단순한 외국인 선수를 넘어서 커뮤니티와 연계 가능한 글로벌 자산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단의 홍보·마케팅 역량 또한 ‘5스타급’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지역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현장 밀착형 캠페인부터 글로벌 팬층을 겨냥한 콘텐츠 전략, 미디어 초청 및 운영 투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세심하고 체계적으로 설계돼 있었다.

마크 아벨 부회장은 “정상빈은 경기력뿐 아니라 구단과 아시아 커뮤니티를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인 사회 및 미디어와의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취재 후기

CITY SC는 단순한 축구 구단이 아니었다. 이들은 도시재생, 지역경제, 다문화 통합, 글로벌 팬덤 확대 등 다양한 목표를 축구를 통해 실현하고 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애틀랜타 K는 미국 축구계가 어떻게 지역성과 국제성을 결합하고 있는지를 생생히 확인했다.

특히 에너자이저 파크 한편에는 과거 이 지역에 거주했던 흑인 커뮤니티의 비극적 역사를 기리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구단은 경기장을 건설하며 과거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기억을 존중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조형물에 담았다.

구단은 이 조형물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지역 커뮤니티의 기억과 함께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아벨 부회장은 “우리 구장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라, 세인트루이스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공간이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정상빈이라는 한국 선수를 매개로 CITY SC와 미주 한인사회 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교류를 넘어, 문화적 소통과 지역 협력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기자 사진

이승은 기자
반려동물 친화적인 구장 모습. 왼쪽은 경기 당일 펼쳐지는 반려견 입양 행사, 오른쪽은 팀 마스코트../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구장 전경/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서울타코(왼쪽)와 발칸 트리트 박스/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구장 입구 모습./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미국 최고 수준의 잔디를 관리하고 있는 구장 모습./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매장 모습. 왼쪽은 무인 자동화 매장이다./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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