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7년 만에 캘리포니아 떠나…정부 규제·최저임금 등 원인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햄버거 브랜드 ‘인앤아웃(In-N-Out)’가 창립 77년 만에 본사를 캘리포니아에서 테네시로 이전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창립돼 성장한 토종 브랜드의 이번 결정은 강화되는 정부 규제, 치안 악화, 그리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린시 스나이더 인앤아웃 사장은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는 더 이상 아이를 키우기에도, 사업을 하기에도 어려운 곳이 됐다”며 자신과 본사를 모두 테네시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앤아웃 창업주 부부의 외손녀로, 20대 시절 경영을 물려받아 회사를 성장시켜 온 대표적인 젊은 여성 CEO다.
스나이더 대표는 2021년 팬데믹 당시 백신 확인 의무화에 대한 반발, 오클랜드 매장의 영구 폐쇄, 그리고 패스트푸드 업계 최저임금의 25% 인상 등 일련의 사건들이 이번 결정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인앤아웃은 “정부가 민간 기업에 소비자 차별을 강요하고 있다”며 백신 확인 요구를 거부, 이후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매장에서 영업 정지 조치를 당했다. 올해 3월에는 오클랜드 매장을 범죄 급증에 따른 안전 우려로 폐쇄하며 “매장 유리를 뚫고 총알이 날아들었고, 칼부림도 있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4월부터 시행된 AB1228 법안으로 최저임금이 시간당 16달러에서 20달러로 25% 인상,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기업 수익성과 운영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인앤아웃은 포장지에 성경 구절을 인쇄하는 등 기독교적 색채가 강한 브랜드 철학을 고수해 왔다. 이러한 보수적 성향은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에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반면 테네시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없는 대표적인 친기업 주이며 남부 바이블 벨트에 자리잡아 인앤아웃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인앤아웃 같은 기업의 캘리포니아 이탈 현상은 ‘캘렉소더스(Calexit+Exodus)’라는 신조어로 불리고 있다.
인앤아웃은 이번 본사 이전에도 불구하고 전체 418개 매장 중 281개가 여전히 캘리포니아에 위치해 있는 만큼, 핵심 시장은 유지하되 리스크를 분산하고 신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설명했다.
경제지 포천(Fortune)은 “정치·경제적 양극화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