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틀랜타 희생자 아버지 “한국 정부에 화난다”

케네소주립대 재학생 고 스티븐 블레시 가족 AJC와 인터뷰

“아들 유해 찾으러 한국 안 가…아마 분노 때문에 감옥갈 것”

제주도 한라산을 찾은 앤 기스케(맨 왼쪽)와 스티븐 블레시(맨 오른쪽). 이 사진을 찍고 이틀 뒤 이태원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Anne Gieske Instagram
블레시씨 가족. 왼쪽부터 아버지 스티브, 어머니 마리아, 스티븐, 조이./Family Photo via AJC

 

지난 28일 한국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의 희생자인 애틀랜타 거주 고 스티븐 블레시(20)씨의 가족이 한국 정부의 사건 대응과 처리에 매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의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씨는 1일 지역신문인 AJC와 인터뷰를 갖고 “”주변 사람들이 아들의 유해를 찾으러 서울에 갈 것이냐고 물었다”면서 “하지만 만약 내가 서울에 간다면 나는 (분노를 참지 못해) 결국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찰관들(cops)은 우리를 완전히 실망시켰다”며 경찰의 미숙한 대응을 지적한 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조지아주 캅카운티 마리에타 토박이로 같은 동네에 있는 대학에 다니던 아들 스티븐 블레시가 모험정신을 갖고 있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블레시씨는 “아들은 항상 모험을 떠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면서 “한국행은 스티븐의 생애 첫번째 큰 모험이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몇년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고인은 케네디주립대에서 유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11명의 학생 중 1명이었으며 참사로 함께 사망한 켄터키대 여학생 앤 기스케와는 한양대에서 함께 수학하며 친한 사이가 됐다. 블레시씨는 “아들과 앤이 서로 알고 있었고 이태원 핼러원 행사에 함께 갔다”면서 “아들과 함께 있던 앤도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고 말했다.

블레시씨는 “참사 소식을 듣고 학교를 통해 연락을 취했는데 기숙사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스티븐의 휴대폰으로 계속 전화를 걸었다”면서 “결국 한국 경찰이 전화를 받고 현장에서 회수된 수백 대의 다른 전화기와 함께 스티븐의 휴대폰을 보관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후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블레시씨는 대사관과 협조해 아들의 시신을 화장하고 유해를 장례식장을 통해 인계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블레시는 “스티븐은 어디를 가든 쉽게 친구를 사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영혼’이었다”면서 “모교인 래시터고교 친구들이 조의를 표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슬픔에 잠긴 우리 가족을 방문했고 그가 한국에서 사귄 새로운 친구들도 위로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블레시씨는 “남은 아들 조이가 스티븐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둘은 자라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면서 “우리는 삶이 계속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앞으로의 인생은 결코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며 눈물을 감췄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