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곧 만나고 싶다”…이재명 “트럼프가 피스메이커, 나는 페이스메이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한미정상회담이 2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렸다. 두 정상은 오후 12시42분부터 약 54분 동안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회담을 진행하며 북핵 문제, 조선업 협력, 에너지 거래 등을 논의했다.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한국에서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기자들에게 “최근 한국에서 교회와 미군 기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는 한국 내 특검 수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담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한반도 평화의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만이 실제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안에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양국 정상은 조선업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배를 아주 잘 만든다”며 “미국 내 선박 건조에도 한국 조선소가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석유·가스·석탄 등 미국산 에너지를 더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미 미국과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에 합의한 바 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주한미군 기지 부지 소유권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임대차 계약을 없애고 기지 부지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은 덮고 싶어 했지만 한국은 꼭 짚고 넘어가려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 직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난 사실을 강조하며 “앞으로 한일 관계의 앞날이 밝다”고 했다.
중국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대화 사실을 언급하며 “올해나 내년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했고, 이 대통령에게 “같이 비행기를 타고 가겠느냐”며 농담을 건넸다.
두 정상은 공개 회담을 마친 뒤 캐비닛룸으로 자리를 옮겨 확대 회담과 오찬을 진행하며 총 2시간20분간 일정을 이어갔다. 안보, 무역, 에너지 협력 등 구체적 현안은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