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의 진정한 친구인지 알아보는 가장 좋은 시기는 큰 어려움을 당했을 때입니다. 평소에는 온갖 듣기 좋은 말로 내 혀처럼 놀던 사람이 위기가 닥치자 갑자기 안면을 바꾸기도 하지만, 무뚝뚝한 얼굴로 칭찬 한마디 할 줄 모르던 동료가 발벗고 나서 내 일을 돕고 위로를 전하기도 합니다.
1970년대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여가수인 캐럴 킹의 ‘You’ve Got a Friend’는 세상의 비난과 외면으로 실의에 빠져 있는 친구에게 꼭 들려줘야 할 위안의 노래입니다. 사실 노래는 상상 가능한 모든 ‘진부한 표현(cliché)’으로 이뤄져 있지만 차분한 곡조와 진솔한 목소리가 더해져 한 소절, 한 소절이 모두 진심으로 들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노래는 “당신이 우울하고 힘들 때, 사랑스러운 돌봄이 필요할 때, 그리고 모든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눈을 감고 나를 생각만 하면 네 옆으로 찾아가 가장 어두운 밤마저도 밝게 만들어주겠다(When you’re down and troubled, and you need some loving care, and nothin’, nothin’ is goin’ right, Close your eyes and think of me, and soon I will be there to brighten up even your darkest night)”는 초자연적인 선언으로 시작됩니다.
“그저 내 이름을 부르면 어디에 있든지 네게로 또 달려가고, 4계절 내내 단지 나를 부르면 내가 네 옆에 있을거야(You just call out my name, and you know wherever I am. I’ll come runnin’ to see you again. Winter, spring, summer or fall, All you have to do is call. And I’ll be there)”, 그리고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어두워지며 차가운 북풍이 불기 시작해도 침착하게 내 이름을 크게 부르면 내가 네 문을 두드릴거야(If the sky above you grows dark and full of clouds, and that ol’ north wind begins to blow. Keep your head together and call my name out loud. Soon you’ll hear me knockin’ at your door)”라는 믿기지 않는 약속이 이어집니다.
이 정도 되면 ‘사람 친구’ 보다는 초월적인 존재의 약속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실제 삶에서 ‘어려울 때 내 문을 두드리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도 어려운 일이라 이런 우정을 쌓는다는 것이 꿈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년을 넘긴 남성들, 특히 이민자들의 경우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고, 진정한 우정으로 발전시키기도 어렵습니다.
여성들의 경우 식사 한번만 해도 서로 팔짱을 끼고 언니 동생이 되기도 하지만 비즈니스에 얽히고 가족들을 돌보느라 지친 남성 이민자들은 기존의 ‘서클’ 외에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변에 술자리를 갖거나 골프를 함께 하는 사람은 많지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는 거의 없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외롭고 힘들 때, 내면의 깊은 고민을 터놓고 얘기하고 싶을 때 정작 ‘풍요속의 빈곤’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어려울 때 등장하는 단 한 명의 진정한 친구는 세상 가장 풍요한 기쁨을 선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어려운 일을 겼었는데 이때 아무런 질문도 없이 “힘내라”고 다독여준 몇 분 덕분에 이런 행복을 누렸고, 그 분들과 의형제를 맺기도 했습니다. 너무 고마워 그 분들에게 한 약속이 바로 “다른 건 몰라도 필요할 때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게요”였습니다. 별다른 미사여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려울 때 달려가기만 하면 친구의 소임을 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냉정하게 친구를 상처주고 버릴 때 그저 해줄 수 있는 말은 “영혼을 추스려 그들이 너를 해하지 못하도록 해(When people can be so cold. They’ll hurt you, yes, and desert you, And take your soul if you let them. oh, but don’t you let them)” 뿐입니다.
지혜를 기록한 책인 성경의 잠언에는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이하여 났느니라'(7장 17절)는 말씀이 있습니다. 친구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다른 사랑도 끊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어둡고 어려울 때를 위해 예비된 형제들 덕분에 그 사랑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부르면 달려오는 친구가 있고, 내가 그런 친구가 되어줄 수 있으니 너무 행복하지 않습니까?(Ain’t it good to know that you’ve got a friend?).
이상연 대표기자
[가사]
When you’re down and troubled
And you need some loving care
And nothin’, nothin’ is goin’ right
Close your eyes and think of me
And soon I will be there
To brighten up even your darkest night
You just call out my name
And you know wherever I am
I’ll come runnin’ to see you again
Winter, spring, summer or fall
All you have to do is call
And I’ll be there
You’ve got a friend
If the sky above you
Grows dark and full of clouds
And that ol’ north wind begins to blow
Keep your head together
And call my name out loud
Soon you’ll hear me knockin’ at your door
You just call out my name
And you know wherever I am
I’ll come runnin’ to see you again
Winter, spring, summer or fall
All you have to do is call
And I’ll be there
Ain’t it good to know that you’ve got a friend
When people can be so cold
They’ll hurt you, yes, and desert you
And take your soul if you let them
Oh, but don’t you let them
You just call out my name
And you know wherever I am
I’ll come runnin’ to see you again
Winter, spring, summer or fall
All you have to do is call
And I’ll be there
You’ve got a fri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