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인출 확인 요청 등 비슷한 은행명으로 눈속임 문자
은행은 절대 송금 요구 안해…스캠 추적기로 신고 당부

스와니에 거주하는 한인 L씨는 최근 거래하고 있는 은행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사기 행동이 의심돼 계좌를 일시 정지시켰으니 첨부된 링크를 클릭해서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얼마전 가족에게 송금도 했던 터라 덜컥 겁부터 났지만 뭔가 이상해 링크를 클릭하기 전 다시 한번 문자를 살펴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아닌 ‘BofA’라고 적혀 있었다.
L씨는 다음날에도 비슷한 문자를 받았다. 이번에는 ‘B0A’ (가운데 알파벳이 O가 아닌 숫자 0)에서 온 것이었다.
며칠 뒤에는 씨티은행에서 ‘362.56달러를 인출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본인이 맞냐’고 묻는 확인 요청 문자도 받았다.
L씨는 해당 은행과는 거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었지만 부쩍 늘어난 이러한 사기성 문자 때문에 연로하신 부모님이 혹시 링크를 눌러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기를 당하시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본보에 제보했다.
실제로 이 같은 사기 수법에 당한 피해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보호단체인 ‘베터 비즈니스 뷰로(BBB)’는 “은행을 가장한 사기행각이 증가하고 있다”며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BBB에 따르면 ‘누군가 계좌에서 당신의 돈을 인출하려고 하는데 본인이 맞냐’고 묻는 문자가 수신될 것이다. 이 때 ‘아니다(No)’를 클릭하게 되면 사기꾼들은 당신의 전화번호가 활성번호인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면 사기꾼들은 은행 이름을 도용한 발신자 ID 로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 은행 직원인 척하며 가짜 문제 해결을 위해 젤(Zelle)이나 다른 디지털 지불 앱을 통해 자신들의 계정으로 돈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돈을 보내게 되면 피해자는 사기꾼에게 돈을 넘긴 것이다.
조쉬 플라노스 BBB 홍보담당 부사장은 “당신의 은행은 돈을 보내 달라고 결코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며 “개인 정보를 은행계좌로 넘기는 순간 그 돈을 다시 찾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BBB의 사기추적기(scam tracker)에는 최대 3500달러까지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플라노스는 “사기행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당신이 침묵할 때 당신은 가해자를 보호해주는 셈이 된다”며 피해를 당할 경우 반드시 신고할 것을 촉구했다. BBB 사기추적기는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