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공백 애틀랜타총영사, 언제 임명하려나

전세계 173개 공관 중 42곳 공석…미국은 9개 공관 중 4곳 비어

한미 경제협력의 상징 ‘애틀랜타’, 총영사 부재로 외교 공백 심화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진출로 한미 경제협력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총영사가 장기간 부재 중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외교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외교부와 김건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전 세계 173개 재외공관 중 총 42곳이 공관장 공석 상태다. 특히 미국 총영사관의 경우 9개 가운데 애틀랜타를 비롯해 뉴욕, 휴스턴, 호눌룰루 등 4곳이 공석이다.

애틀랜타총영사관의 경우 지난 6월 서상표 전 총영사가 정년퇴임한 이후 4개월 가까이 총영사가 임명되지 않아 미국 총영사관 가운에 가장 긴 공백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공백이 현장 대응력 저하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4일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LG 배터리 합작공장(HLI)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현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수갑과 쇠사슬에 묶여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애틀랜타총영사관은 총영사가 공석인 탓에 초동 대응에 혼란을 겪었다.

결국 사건 수습을 위해 워싱턴 D.C. 총영사와 박윤주 외교부 차관이 급히 애틀랜타로 파견돼 현장을 수습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외교부는 이후 관련 기관과 협의해 한국인 직원 전원 석방을 이끌어냈지만, 지역 내에서는 “총영사 부재가 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대표적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한인단체장은 “애틀랜타는 현대차·기아·LG·SK 등 한국 주요 대기업의 미국전초기지이자, 30만 명 이상의 한인들이 거주하는 경제·외교 전략 거점”이라며 “이 지역의 총영사 공백은 단순한 인사 지연이 아니라 국가적 외교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는 최근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한인사회 중 하나로, 현대차 메타플랜트와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한미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총영사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기업 지원과 동포 보호, 경제외교 추진 등 총영사관의 주요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외교부는 주미·주일·주중 등 일부 핵심 대사 인선을 마쳤지만, 애틀랜타를 포함한 주요 총영사관의 후임 인사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논공행상식 자리 배분 문제로 외교 현장의 필요 인사가 뒤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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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애틀랜타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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