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트럼프 관세전쟁·해충 확산 여파
미국의 쇠고기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햄버거용 다짐육 가격은 전년 대비 12% 인상됐으며,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6월 다짐육 평균 가격은 파운드당 6.12달러로, 1년 전보다 12% 상승했다. 조리되지 않은 비프 스테이크 가격도 8% 올라 파운드당 11.49달러에 이르렀다.
쇠고기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 기인한 결과다. 2025년 1월 기준 미국 내 소와 송아지 개체 수는 8670만 마리로, 이는 2019년 대비 8% 감소한 수치이며 1951년 이후 가장 적다.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은 ▷3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인한 사료값 급등 ▷암소의 조기 도축으로 인한 번식 저하 ▷멕시코에서 확산된 신종 해충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이다.
텍사스 A&M의 축산경제 전문가 데이비드 앤더슨은 “목축업자들이 송아지를 낳기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암소를 곧바로 도축해 수익을 확보하는 추세”라며 “그로 인해 쇠고기 공급 기반이 더욱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세계 나사벌레 파리’는 가축의 상처 부위에 알을 낳아 유충이 생체 조직을 파괴하는 심각한 위협이다. 미국 정부는 이로 인해 멕시코산 소 수입을 전면 중단했으며, 이는 전체 도축 소의 약 4%에 해당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산 쇠고기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현재 미국은 연간 400만톤 이상의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호주·뉴질랜드산(관세 10%)이지만, 수입선이 좁아질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축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여름 시즌 수요 증가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으며, 개체 수 회복에는 최소 2년이 소요돼 장기적인 가격 안정은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