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명 대상 대규모 연구 결과 발표
백신에 포함된 알루미늄이 자폐증 등 만성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실제로는 연관성이 없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내 소아 백신 안전성 논란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신뢰할 만한 연구가 발표되며, 백신 안정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16일 내과학 저널(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이번 연구는 덴마크에서 1997년부터 2018년 사이 출생한 아동 12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들의 생후 2년간 백신 접종으로 인해 누적된 알루미늄 노출량과 총 50가지 만성 질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질환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신경 발달 장애를 비롯해, 천식·아토피·피부염·류머티즘 등 자가면역 및 알레르기성 질환 등이다.
연구 결과, 알루미늄 노출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 간 질환 발생률에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어린 시절 백신에 포함된 알루미늄이 자폐증, 알레르기, 자가면역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알루미늄은 백신의 면역 효과를 강화하는 ‘보조제(adjuvant)’로 사용된다. 보조제를 활용하면 백신 용량을 줄이거나 접종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알루미늄을 보조제로 사용하는 백신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DTaP), B형 간염, A형 간염, 폐렴구균(PCV), 뇌수막염(Hib) 백신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 어린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다.
CDC는 “알루미늄 보조제는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안전성이 입증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동물 실험에서는 알루미늄 고용량 투여 시 신경계 손상 등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이는 백신과는 전혀 다른 조건에서 진행된 실험이다. 예를 들어 장기간 고용량 정맥 주입 또는 투석 환자 등에서 관찰된 결과로, 일반적인 백신 접종과는 차이가 있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에 따르면 알루미늄은 지각을 구성하는 세 번째로 풍부한 원소로, 토양, 물, 식물, 음식 등 자연계 전반에 존재한다. 실제로 성인은 하루 평균 7~9mg의 알루미늄을 식품과 음료를 통해 섭취하고 있으며, 이는 백신을 통한 노출보다 훨씬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