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피가격 다시 최고치…소비자 부담 불가피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중국 수요 늘며 가격 올라

미국 소비자들이 커피 한 잔에 지갑을 더 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에 다양한 문제가 겹치면서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뉴욕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의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4.30달러로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1년 전보다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달, 미국 내 간 커피의 평균 소매 가격도 파운드당 7.25달러를 기록하며 최고가를 찍었다는 정부 통계가 나왔다.

커피 업체들은 그간 선물 시장을 통해 원두를 싸게 확보하려 했지만,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상승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커피 산업의 주요 수익원은 가정 내 소비 제품이다. 커피를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적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어느 정도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계속 구매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커피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들의 기후 이상이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브라질은 가뭄과 서리로 인해 2024년 12월 녹색 커피 원두 수출이 전년 대비 11.3% 감소했고, 베트남 역시 10월의 비정상적인 가뭄 여파로 수출량이 39.5% 급감했다.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도 2024년에 커피 수출이 31.2% 감소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갈등, 홍해를 통한 해상 운송로에서의 공격 증가 등 지정학적 긴장도 글로벌 커피 유통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 항로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차지한다.

수에즈운하를 우회하면서 커피 생산국들의 운송 비용도 증가했고, 이는 다시 제품 가격에 반영됐다.

연방 농무부는 중국 내 커피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2025년 말까지 630만 자루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이미 경색된 글로벌 공급망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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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커피 원두/위키미디어 자료사진 Author MarkSwe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