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4명중 1명 “한달 벌어 한달 산다”

미국 가계 24% ‘월급 생활’…저소득층 중심으로 금융 압박 확대

미국 내 월급을 받으면 대부분이 생활비로 빠져나가는 ‘페이체크 투 페이체크’ 가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전체 가구의 24%가 월급 생활 가구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BOA는 생활 필수지출이 소득의 95%를 넘으면 ‘페이체크 투 페이체크’ 상태로 판단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증가세는 주로 저소득층에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의 월급 생활 비중은 27.1%(2023년) → 28.6%(2024년) → 29%(2025년)으로 3년 연속 상승했다.

반면 중·고소득층의 비중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BOA는 “2021~2022년 빠르게 올랐던 저소득층 임금이 2023~2024년 둔화한 데다 올해는 감소세까지 나타나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소득 밀레니얼 가구의 임금이 저소득 밀레니얼보다 5포인트, 고소득 X세대는 4포인트 더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소득 베이비붐 세대 또한 임금이 상승한 반면 저소득층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고소득층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저소득층은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기준 월급 생활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남부와 서부다.

남부에서는 델라웨어, DC, 플로리다, 조지아,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서부에서는 애리조나, 콜로라도, 아이다호, 몬태나, 네바다, 뉴멕시코, 유타, 와이오밍에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은 북동부와 중서부다.

특히 뉴저지, 뉴욕, 펜실베이니아, 중서부의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시간, 오하이오, 위스콘신에서 낮은 비율을 보였다.

다만 올해 증가율만 보면 사정이 달라졌다.

남부와 서부 일부 지역에서 비중이 줄어든 반면, 북동부와 중서부는 오히려 월급 생활 가구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재가속이 추가 압박 우려

BOA는 최근의 연간 기준 비용 증가율이 다시 높아지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 가계 부담이 재확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마운틴 지역(애리조나, 콜로라도, 아이다호, 몬태나, 네바다, 뉴멕시코, 유타, 와이오밍)은 인플레이션 상승폭이 가장 크다.

또한 BOA는 올해 미국 주요 25개 대도시의 실질 구매력을 분석한 결과 샌프란시스코는 높은 생활비로 구매력이 15% 이상 감소했으며, 로스앤젤레스·시애틀·뉴욕·마이애미도 임금 대비 실질 구매력이 10~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샌안토니오, 세인트루이스, 샬럿, 디트로이트 등은 생활비가 비교적 낮아 임금 구매력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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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CG)[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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