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애틀랜타 주택시장 ‘바이어스 마켓’ 전환

가격 급등으로 일반 구매자에겐 여전히 높은 벽

애틀랜타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바이어스 마켓(구매자 우위 시장)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시민들에겐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은 최근 보고서에서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 중간 판매 가격이 전년 대비 2.5% 하락, 미국 대도시 중 네 번째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애틀랜타는 바이어스 마켓 전환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레드핀에 따르면 6월 애틀랜타 지역의 중간 주택 거래가는 39만7000달러, 이는 1년 전보다 약 1만달러 이상 낮아진 수치다. 이같은 가격 하락 배경에는 높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공급 증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레드핀은 4월 기준 애틀랜타 지역에서 판매자는 구매자보다 63%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의 협상 주도권이 점차 구매자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조지아 MLS(부동산 다중 등록 시스템)의 최고마케팅책임자 존 라이언도 “이제 판매자들이 약간의 가격 할인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예전처럼 호가 이상으로 거래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어스 마켓 전환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연방준비은행 애틀랜타지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틀랜타-샌디스프링스-로즈웰 지역에서 중간 가격의 주택을 감당하려면 연소득 12만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이 지역의 중간 가구소득은 약 9만달러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3만달러가 부족하다. 주택구입에 소득의 30% 이상이 들어가면 ‘주거비 과부담’(Cost Burdened) 상태로 간주되는데, 현재 애틀랜타의 주택구입 시 소득의 40%를 써야 한다는 게 연준의 분석이다.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는 “집값은 내려갔지만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높다”며 “구입 여건은 작년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2~3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75% 수준이다. 중간 가격 주택 구매 시 원리금·세금·보험 등을 포함한 월 주택 지출은 약 3000달러에 달한다.

하버드대 주택연구소의 ‘2025 주거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단독주택의 중간 가격은 41만2500달러로 2019년 대비 60% 이상 상승했다.

보고서는 “높은 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이 중산층 이하 계층을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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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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