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글로벌 구매 담당 46세 소형남씨 부산 협력업체와 공모해 범행
입찰금액 정보 흘려 하청계약 해주고 뇌물 345만불 현금으로 받아
해당 업체는 3500만불 계약 성공…은행 개인금고서 319만불 압수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의 부품 구매를 담당했던 한인 직원이 한국 부품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명의로 연방 대배심에 기소됐다.
25일 캘리포니아주 LA 연방지검은 어바인에 거주하는 소형남(미국명 브라이언 소, 46)씨를 24일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소씨는 지난 2015년 GM의 글로범 구매 및 공급망 담당 직원으로 일하며 한국 부산의 한 부품업체로부터 345만달러의 뇌물을 받고 하청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는 차량 도장과 창문필름, 몰딩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검찰이 공개한 연방 대배심 기소장에는 회사명이 밝혀지지 않았다.
소씨는 지난 2015년 10월 한국에서 해당 업체의 대표와 만나 “500만달러를 현금으로 주면 GM과 납품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업체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공범을 고용해 선금 100만달러를 LA에서 GM본사가 있는 디트로이트까지 차량으로 운반해 소씨에게 전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선금을 받은 소씨는 경쟁업체가 써낸 낮은 입찰 액수를 뇌물을 준 업체에 몰래 알려줬고, 해당 업체는 입찰액수를 그보다 낮게 써내 결국 납품 계약을 따냈다. 계약 성사 1주일 후 같은 공범은 LA의 환전 브로커에게 245만달러의 현금을 받아 소씨가 있는 디트로이트까지 운반한 뒤 이를 한 식당에서 소씨에게 건넸다.
이후 제보를 받은 검찰과 국토안보부는 곧바로 수사에 나서 지난 2017년 소씨의 은행 개인금고에 보관된 현금 319만달러를 압수해 이를 한국 검찰에 인계했다. 연방지검 제프 미첼 부지검장은 “기업 하청계약을 대가로 한 뇌물 치고는 거액이어서 수사관들도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소씨의 변호사인 딘 스튜어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LA타임스의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다.
이같은 뇌물 거래로 해당 업체가 GM과 맺은 계약 규모는 총 35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GM 측은 이와 관련해 “제너럴 모터스는 부패와 뇌물 범죄에 대해 전혀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은 우리 회사의 윤리 규정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방검찰의 기소장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해당 한국업체는 부산 사상구에 위치해 있으며 대표 이모씨는 지난 2017년 미국 검찰로부터 협조를 요청받은 부산지검에 의해 뇌물 제공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모 대표는 1년 만에 풀려나 다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