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로운 ‘동남부 한인회 연합’ 창립 움직임

애틀랜타·테네시·캐롤라이나 중심 ‘새 동남부 조직’ 발족 논의 본격화

“애틀랜타한인회 사태에 모호한 줄타기” 지적…40년사 문제도 거론

미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한인단체로 꼽히던 동남부한인회연합회가 창립 45주년을 맞은 가운데 오는 13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동남부연합 조직 창설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른바 ‘이홍기 사태’로 빚어진 애틀랜타한인회 문제에 대한 연합회의 모호한 태도. 이에 새로 구성된 제36대 애틀랜타한인회를 중심으로 테네시·캐롤라이나 일부 한인회가 ‘새 동남부 연합’ 구성을 논의하는 움직임까지 가시화하고 있다.

복수의 지역 한인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부연합회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애틀랜타한인회 내분에 대해 공식적인 판단이나 중재 원칙을 내놓지 않은 채 사실상 ‘양측 눈치보기’를 이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애틀랜타한인회 강신범 이사장은 “동남부연합회가 애틀랜타 사태에 대해 분명한 원칙과 방향을 내놓지 않으며 사실상 이홍기씨 측을 두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태도가 지속된다면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테네시·캐롤라이나 일부 한인회와 함께 새로운 동남부 연합조직 구성을 본격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현재 관련 한인회들과 새 연합의 기본 틀을 폭넓게 검토 중”이라며, “현 김기환 회장 집행부가 같은 행보를 보인다면 창립 준비위 체제로 전환하는 안도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한인회는 특히 지난 4월 연합회가 차세대 멘토링 행사를 열면서 이홍기씨 측의 최대 후원자로 알려진 주중광 박사(UGA 석좌교수)를 차세대 멘토로 선정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또한 김기환 연합회장이 성명을 통해 “애틀랜타한인회 사태로 인해 불필요한 갈등이 이어졌고, 동남부체육대회마저 협박성 발언과 조직적인 방해 속에 치러야 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방해 세력’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남부연합회 관계자는 “지역 한인회의 분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애틀랜타한인회 분규가 순조롭게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어느 쪽을 편드는 행동은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동남부연합회의 ‘40주년사’는 2023년 편찬위원회 출범 후 2024년 출간 발표까지 나왔지만 현재까지 진행상황이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회 안팎에선 “편찬·제작비로 수만 달러가 집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합회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홍승원 전 회장을 참석시켜 ‘미발행 경위’를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왜 이제야 조사하느냐”는 아쉬움과 함께, 책임 소재를 둘러싼 후폭풍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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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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