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대신 이것 사라…앞으로 4배 뛸 수도”

은 가격 71% 급등, 전문가 “공급난·산업 수요로 추가 상승 가능”

은 가격이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금과 비트코인의 상승률을 모두 앞질렀다. 글로벌 공급 부족과 산업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은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달 중순 온스(31.1g)당 54.47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71%로 같은 기간 금값 상승률 54%를 크게 웃돌았다. 가격 변동성이 커 ‘악마의 금속’으로 불리는 은이 금보다 빠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은 시장의 급등 배경으로 만성적 공급 부족과 인도 소비 증가, 전기차·AI·태양광 등 기술 산업 확대를 꼽고 있다.

인베스코 원자재 부문을 총괄하는 폴 심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일부 업체는 은을 화물선 대신 항공기로 운송하고 있다”며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은 공급은 최근 10년 동안 중남미 지역 광산 생산 감소로 줄어들었다. 반면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는 연간 약 4000톤 규모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 인도에서는 가을 수확기와 디왈리 시즌에 장신구와 장식품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

산업 수요도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은은 높은 전기·열전도율 때문에 전기차,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심스는 “표준 전기차에는 25~50g의 은이 사용되며, 고체 배터리가 본격 도입될 경우 차량 한 대당 최대 1kg까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도 은값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기요사키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현재 온스당 약 50달러 수준인 은이 머지않아 70달러에 도달하고, 2026년에는 2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금, 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늘릴 때이며 그중에서도 은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이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어 향후 기술 산업 성장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골드바와 실버바.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