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절반 “올해는 매도 의사 없어”…주택시장, 거래 절벽 지속
미국 내 주택 소유자들이 여전히 높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부담을 느끼며 주택 매도는 물론 신규 구입도 꺼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Bankrate)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주택 소유자의 절반 이상이 “2025년 안에 집을 팔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금리와 무관하게 확고한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와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들은 “설령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새 집을 구입할 의향이 없다”고 밝혀, 미국 주택 시장이 ‘거래 절벽’ 상태에 머물고 있는 상황을 보여줬다.
현재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72%로, 지난주(6.67%)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 기록했던 3%대 초저금리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뱅크레이트 조사에서 주택 구입 의향이 있는 사람 중 66%는 금리가 5% 이하일 때만 구매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모기지 금리가 5%를 초과해도 괜찮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8%에 불과했다.
뱅크레이트의 주택시장 애널리스트 제프 오스트로프스키는 “많은 미국인들이 3%대 금리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과거의 저금리 시대를 쉽게 놓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택 소유자들은 이미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집을 팔거나 새로운 집을 사려는 유인이 줄어든 상태다.
실제로 금리가 6% 이상일 경우 집을 팔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에 불과하며, 이런 금리에 리파이낸싱(재융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1%도 되지 않았다.
미국의 기존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거래 회복의 조짐은 미미하다. 높은 대출 금리와 여전히 높은 주택 가격이 겹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관망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오스트로프스키는 “모기지 금리가 급락하는 경우는 대개 경제가 매우 안 좋을 때”라며, “현재 미국 경제가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만큼, 팬데믹 당시 수준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