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테네시 클락스빌에 10조원 제련소 건설

미 국방부 등 2조원대 직접투자 논의…중국 견제 공급망 전략 핵심 축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에 약 10조원 규모의 전략광물 제련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확정 단계에서 검토 중이다.

미국 정부와 방산 기업 등이 약 2조원 규모의 직접투자 참여를 논의하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는 한·미 공급망 협력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15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미국 제련소 투자안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승인 시 고려아연은 미국 측과 합작법인(JV)을 구성해 제련소를 직접 건설·운영한다.

총 사업비는 약 10조원이며, 이 중 미국 국방부·상무부·현지 전략 기업 등이 약 2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자금은 JV의 현지 차입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미국 측의 적극적 참여 배경은 전략광물 대다수를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정책 기조 때문이다.

제련소 부지는 테네시주 클락스빌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이미 LG전자·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고, 용수·전력 등 제련소 운영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물류 동선이 양호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려아연은 미국 측과 60여 개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클락스빌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 울산 온산제련소의 통합 제련 모델을 약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 구현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울산 온산제련소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연 120만t의 비철금속을 생산하며 복수의 전략광물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통합 공정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제련소 역시 안티모니(안티몬)과 게르마늄, 기타 첨단산업용 전략광물 등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8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방미했을 당시 언급된 ‘한·미 전략광물 협력’ 구상이 본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시 고려아연은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협력 MOU를 체결했고, 미국은 전략광물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 확대를 적극 요청해 왔다.

이번 사업이 갖는 또 다른 핵심 변수는 미 국방부가 직접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다.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의 미국 법인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고려아연은 민간기업을 넘어 미국 국가 공급망의 전략 자산이 되며 영풍·MBK파트너스와 진행 중인 경영권 분쟁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는 “고려아연이 수십 년간 축적한 통합 제련 기술이 미국의 전략광물 공급망 강화 정책과 맞물려 한국 기업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국 정부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국가 공급망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으며, 사외이사 및 관련 부처에 상세 내용을 설명한 상태다.

고려아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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