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킬러의 마지막 전쟁” 영화 ‘파과’ 애틀랜타 개봉

이혜영 주연, 세계가 주목한 K-액션 기대감

“인간 해충을 처단하는 것이 내 일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혼클로(Hornclaw)’. 60세의 전설적인 킬러가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전쟁에 나선다. 영화 ‘파과(The Old Woman with the Knife)’가 16일(금) 애틀랜타 AMC 슈가로프 밀스 18(로렌스빌)에서 개봉한다.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40년 넘게 ‘해충’ 같은 인간을 소리 없이 처리해온 킬러 혼클로와, 그녀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젊은 킬러 ‘불파이트(Bullfight)’의 숙명적 대결을 그린다.

하지만 단순한 액션물이 아니다. 감독 민규동은 “이 영화는 싸움 그 이상, 인생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는 여배우는 오늘도, 올 어바웃 마이 와이프, 허스토리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인간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연출로 정평이 나 있다.

혼클로 역은 ‘명품 배우’ 이혜영이 맡았다. ‘소설가의 영화’, ‘당신얼굴 앞에서’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생애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 오랜 세월을 담은 깊은 눈빛, 절제된 움직임 속에서도 치명적인 날카로움을 지닌 그녀는 “진짜 킬러는 이렇게 싸운다”는 걸 몸소 증명한다.

혼클로를 추적하는 불파이트 역은 김성철이 연기한다. 트롤 팩토리, 나이트 아울, 지옥 시즌2 등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준 그는 이번 작품에서 냉혹하면서도 복잡한 내면을 지닌 젊은 킬러로 변신했다. 그는 “혼클로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사내지만, 역설적으로 그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인물”이다.

여기에 혼클로의 생명을 구하는 수의사 ‘강박사’ 역에는 연우진이, 혼클로의 스승 ‘류’ 역에는 김무열이, 젊은 시절 혼클로를 연기하는 신시아까지 가세해 입체적인 캐릭터 군상을 완성했다.

민 감독은 “액션은 절대 가짜처럼 보여선 안 된다. 캐릭터의 삶이 스며든 진짜 싸움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혼클로의 액션은 마치 물처럼 유려하고 효율적이다. 최소한의 동작으로 급소를 찌르는 노련미가 빛난다. 반면 불파이트는 불처럼 격정적이고 잔혹하다. 그의 싸움은 고통을 주고, 존재를 과시하려는 본능 그 자체다. 두 킬러의 싸움은 단순한 전투가 아닌, 세대를 관통하는 인간성과 존재 이유를 묻는 질문이 된다.

특히 폐허가 된 놀이공원 ‘해피랜드’에서 벌어지는 최후의 대결은 “존 윅을 떠올리게 하는 압도적 전율”(Screen Daily)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 ‘파과’는 이미 베를린국제영화제(베를리날레 스페셜)와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국제 스릴러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크린데일리는 “감정과 액션이 완벽하게 융합된 새로운 액션 드라마”라고 평했으며, 할리우드 리포터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노년의 외로움을 액션으로 풀어낸 수작”이라고 호평했다.

브뤼셀 영화제는 “이혜영이 만들어낸 죽음의 여왕은 존 윅에 필적한다”고 극찬하며 “민규동 감독의 연출은 시각적 쾌감과 서사의 깊이를 모두 잡았다”고 평했다.

◇ 영화 파과 (The Old Woman with the Knife)
감독: 민규동
출연: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김무열, 신시아
장르: 액션 드라마
러닝타임: 122분
개봉: AMC 슈가로프 밀스 18(로렌스빌)

영화 ‘파과’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