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출근 직장인 업무 마비…자영업자도 영업차질에 울상
애틀랜타 한인들도 ‘단톡방 이용 못해 답답’ 불편 호소
“이례적 상황이라 시간 오래 걸려…기술적 재발 방지책 강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5일 오후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해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작동하지 않아 많은 사용자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화재는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이 잡힌 가운데 오후 9시(한국시간) 현재 소방당국이 잔불 등을 정리 중이다. 이 불로 현재 카카오톡, 카카오T, 포털사이트 다음 등 카카오 서비스 다수와 네이버 일부 서비스, SK그룹 관계사 서비스 등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이날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서비스 다수가 장시간 장애가 계속된 데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카카오톡, 다음,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고 계신 모든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카카오는 “화재를 인지한 즉시 다른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서비스를 정상화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화재가 발생한 직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이원화 조치 적용을 시작했다”면서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당 조치를 적용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소방 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현재 화재 진압은 완료되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데이터센터에 즉시 전원을 공급하기 어려워 장애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하 SK 주식회사 C&C 사장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에서 장시간 장애가 발생한 데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박 사장은 사과 메시지에서 “오늘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겪은 불편에 대해 고개 숙여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며 “가능한 모든 안전조치 아래 피해 복구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량이 많은 주말 갑작스러운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시민들의 불편 호소도 잇따랐다.
정모(30) 씨는 “장애 사실도 모르고 카카오톡 연락이 한동안 없어서 의아했다”면서 “일상 전반에 카카오가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걸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회인 농구팀에서 활동하는 박모(26) 씨는 “농구 경기를 하고 경기 내용과 결과 등을 회원들에게 공지해야 하는데 급한 대로 전화로 소식은 전했으나 경기 사진 등은 공유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주말에 출근한 직장인들도 업무 처리에 애를 먹었다.
직장인 조모(27) 씨는 “통상 카카오톡으로 업무 자료를 받는데 PC 버전이 작동하지 않아 작업을 못 하고 있다”면서 “급한 업무가 밀려있는데 당장 어떻게 일을 마무리해야 할지 캄캄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이용자들도 15일 오전부터 불통이 돼버린 카카오톡 때문에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둘루스 주민 C씨는 “큰 아이 축구팀 일정 때문에 그룹방에 속한 부모들과 연락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갑자기 작동이 안 돼 당황스럽다”고 했다.
한국에 출장 중인 스와니 주민 K씨도 “시차에 맞춰서 애틀랜타에 있는 가족들과 페이스톡을 하려고 했는데 불통이 됐다”며 “오늘 한국 거래처 관계들과의 미팅 일정도 카톡이 아닌 전화로 일일이 설명하려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송금 등 카카오톡과 연계된 각종 부가 서비스 역시 일시 중단되면서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