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대 기말고사 중 총격…2명 사망·9명 부상

시험기간 틈타 강의실 침입 가능성…비상령 내려진 캠퍼스, 도시 전체가 ‘요새화’

아이비리그 명문 브라운대에서 기말고사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평소 치안이 안정적인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부촌 지역은 13일 밤늦게까지 비상경계 속에 사실상 ‘도시 마비’ 상태에 놓였다.

총격은 이날 오후 4시 브라운대 공과대·물리학과 건물에서 발생했다.

7층 규모의 건물에는 100여 개 실험실과 다수 강의실이 있으며, 당시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 시험 기간이어서 강의실 출입문이 열려 있었고, 누구나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던 점이 범행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사건 직후 “학교 건물에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대학은 즉시 학생들에게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는 무음으로 하고 몸을 숨기라”는 긴급 경보를 발송했다. 학생들은 기숙사·지하 등으로 대피했으며, 넓은 캠퍼스는 순식간에 정적과 긴장으로 가득 찼다.

14일 새벽 경찰은 용의자 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브라운대 재학생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자가 30대 남성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오후에는 잘못된 체포 소식이 퍼지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SNS에 “용의자 검거”라고 잘못된 내용을 올렸다가 30분 만에 삭제하며 혼선을 키웠다.

CCTV에는 검정색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을 벗어나 시내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남아 있었으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건 직후 브라운대 캠퍼스는 방탄복을 착용한 경찰 400여 명이 배치되며 ‘요새화’됐다. 경찰은 주차된 차량 내부를 손전등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등 총격범 수색에 총력을 기울였다.

프로비던스 시내는 쇼핑몰과 식당들이 조기 영업 종료에 들어갔고 수십 대의 구급차와 비상차량이 늘어서면서 ‘비상 도시’의 모습을 보였다. AP통신은 “부유하고 평온한 지역이 단숨에 공포의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로드아일랜드주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강력한 총기 규제를 시행하는 주 중 하나다. 지난봄 공격용 무기 금지법까지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캠퍼스에서의 총격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 충격을 더했다.

브라운대는 학부·대학원생 약 1만 명이 재학하는 명문 사립대학으로, 이번 사건은 미국 대학가의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브라운대 총격 사건의 용의자 영상./Providence Police Depar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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