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직격탄 맞은 룰루레몬, 주가 폭락


2분기 실적 부진에 연간 전망도 하향…’드 미니미스’ 폐지 여파

캐나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룰루레몬이 관세 악재를 정면으로 맞았다.

미국 정부의 소액 면세 수입품에 대한 ‘드 미니미스(De Minimis)’ 제도 폐지 영향이 현실화되면서 2분기 실적이 주춤했고, 연간 실적 전망까지 하향 조정되자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2% 넘게 폭락했다.

회사는 4일 발표한 실적 자료를 통해, 올해 예상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가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올해 들어 45% 이상 주가가 하락한 룰루레몬에 또 한 번의 타격이 가해진 셈이다.

2분기 매출은 25억3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25억4000만 달러)에 다소 못 미쳤다. 반면, 주당순이익(EPS)은 3.10달러로 예상치(2.88달러)를 상회했지만, 총마진율(58.5%)과 영업이익률(20.7%)은 모두 하락했다. 순이익 역시 3억70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무엇보다 미국 내 기존 매장 매출이 4% 줄었고, 전체 비교 가능 매출 증가율은 1%에 그쳐 시장 기대(2.2%)에 미치지 못했다.

회사는 실적 하향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를 꼽았다.

특히 소액 수입품에 대해 면세를 적용하던 ‘드 미니미스’ 조항이 폐지된 데 따라, 룰루레몬은 “올해 이익률이 약 2.2%포인트 줄어들 것이며, 이 가운데 1.7%포인트가 드 미니미스 폐지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한 상품을 미국 소비자에게 직배송해 비용을 절감하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음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면세 악용’을 차단하기 위해 관세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캘빈 맥도날드 룰루레몬 CEO는 이번 실적 부진에 대해 “특히 라운지 및 소셜웨어 부문에서 제품 수명주기가 너무 길어졌다”며, 고객에게 식상함을 줬다고 인정했다.

그는 2025년 봄부터 신제품 비중을 23%에서 35%로 확대하고, 디자인 개발 속도를 높여 미국 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룰루레몬은 2분기 동안 14개 매장을 신규 오픈, 전 세계 매장 수는 784개로 늘었다. 이는 미국 내 매출 부진을 해외 매장 확장과 온라인 채널 강화로 보완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의 룰루레몬 매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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