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미국,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백신접종 급감하며 재확산…조지아 등 30개주 50% 미만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급감하면서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5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계속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대유행”이라며 “미국민의 50%가 아직 완전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고 진단했다.

CNN은 “올해 봄과 대비해 백신 접종률이 급락하면서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 23일 기준 하루 평균 백신 접종자는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많은 미국인이 마침내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근심 걱정 없는 여름을 희망했지만, 최근 코로나 급증은 빠르게 다른 현실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 등을 인용한 백신 접종 현황 사이트를 통해 23일 기준 백신 접종 횟수는 53만7000여 건으로, 4월 13일 최고치(338만 건)와 비교해 84%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CDC에 따르면 2차 접종까지 마친 완전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기지 못한 곳은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30개 주에 달했다.

코로나 확산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23일 기준 일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4만9300여 명으로 한 달 전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

플로리다주는 신규 확진율이 7월 첫째 주 7.8%에서 셋째 주 15.1%로 2주 만에 거의 두 배 늘었다.

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와 샌디에이고 카운티의 주간 코로나 발병률은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미접종자 사이에서 델타 변이가 계속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델타 변이는 미국에서 신규 감염 사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 종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비베크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은 “백신은 코로나 감염과 입원을 피할 강력한 기회를 준다”며 “백신을 맞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는 돌파 감염이 나타나더라도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UPI=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