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행 델타 여객기, 승객 난동으로 비상착륙

11일밤 LA발 1730편서…승무원 폭행, “추락시키겠다” 위협

인근 오클라호마시티 공항에 착륙…경찰 “정신질환자 추정”

지난 11일 밤 로스앤젤레스 공항(LAX)을 떠나 애틀랜타로 향하던 델타항공 여객기 1730편에서 한 남성 승객이 난동을 부리며 테러위협을 가해 항공기가 인근 오클라호마 시티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륙후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고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 2명을 폭행했다. 또한 “비행기를 추락시키겠다”고 위협을 가해 승객들을 공포헤 빠뜨리기도 했다. 항공기는 정원이 모두 찬 만석 상태에서 운항 중이었다.

경찰은 “승무원과 승객들, 그리고 비번이었던 조종사가 힘을 합쳐 용의자를 제압했다”면서 “용의자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용의자가 비행기 출입문을 열거나 조종실 진입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경찰은 만약의 테러 위협에 대비해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한 뒤 항공기를 수색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항공기는 12일 오전 운항을 재개해 애틀랜타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한 승객은 당시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면서 “끔찍한 일로 끝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20대 후반 델타 항공 직원인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남성은 체포 이후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정신질환 조짐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사건은 미국 내 공항 이용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 급증하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AFP는 짚었다.

실제로 연방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지난 11일 미국 내 공항 승객이 202만명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최대를 보인 날이다.

또 2020년 3월 7일 이후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선 날이기도 하다.

델타항공은 성명을 통해 “난동을 부리던 승객을 제지는 데 도움을 준 1730편 승무원들과 승객들 에 감사를 전한다”면서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했으며 본의 아니게 지연 등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클라호마 시티 공항 경찰이 항공기 수색에 나서고 있다. /twitter Benjamin Cur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