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생산라인서 아이오닉6 만들까

중형세단 판매 하락에 전기차 전환 촉각…앨라배마 공장도 영향

판매 부진한 내연기관차 생산라인부터 전기차로 전환할 가능성

현대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현대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차가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에서 내년에 공개될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를 생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판매가 부진한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 현대차 실적 자료에 따르면 쏘나타는 1∼5월 총 2만6230대가 판매돼 작년 같은 기간(2만9910대)에 비해 12.3% 감소했다.

한때 ‘국민차’로 불리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쏘나타는 지난해 4월 연식 변경 모델에 이어 11월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한 ‘N 라인’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중형 세단 중에서는 유일하게 기아의 스팅어만 작년보다 45.3% 증가한 1585대가 판매됐다.

중형 세단은 전체 차종 중에서는 레저용 차량(RV)에 밀리며 ‘패밀리카’로서의 입지가 약해졌고, 세단 중에서는 그랜저와 G80, K8, K9, G90 등 준대형·대형 세단에 밀리며 지속적으로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 '아이오닉 디 유니크' 론칭
현대차 아이오닉5.[현대차기아 제공]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6를 아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도 쏘나타의 수요 감소를 고려한 판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연간 약 30만대의 완성차 생산 능력을 갖춘 아산공장 내에 새로운 라인을 증설하지 않고 기존 라인을 일부 조정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했던 기존 조립 라인에서 전기차까지 혼류 생산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정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는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서도 쏘나타의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몽고메리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준비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7∼8월 중 여름 휴가기간을 포함해 4주가량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산공장의 기존 생산 라인 설비를 교체해 전기차 생산라인을 만든다면 아직 수요가 높은 그랜저보다는 쏘나타의 생산라인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랜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판매량이 30.0% 감소했지만 여전히 내수 판매 1위를 지키고 있어 생산을 줄일 경우 출고 지연 등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오닉 6는 쏘나타와 차량의 사이즈가 비슷하다 보니 생산 설비를 교체하기도 용이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이 충북 오창에 있기 때문에 배터리를 공급받기도 위치적으로 유리해 아산공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