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스포티지, ‘기아 새역사’ 이어갈까

글로벌 판매 ‘첫 600만대 신화’ 풀체인지 임박

7월말 출시 예상 속 반도체 수급난 추이 촉각

기아 SUV 라인업의 핵심 축인 스포티지의 5세대 완전변경 모델 출시가 임박했다. 6년 전 출시된 4세대 모델이 여전히 인기인 가운데 새롭게 선보이는 스포티지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불러올지 자동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형 스포티지는 조만간 내외장 세부 디자인을 공개한 뒤 하반기부터 판매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폭적인 상품성·디자인 개선이 예상돼 초기 연착륙이 무난하다는 평 속에 반도체 수급난이 흥행의 변수로 꼽힌다.

스포티지는 1993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누적 600만대 이상 팔린 기아의 베스트 셀링카이자 스테디셀링 모델이다. 이번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은 2015년 4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이다.

지난달 31일 최초 공개된 스포티지 티저(예고) 이미지에는 브랜드를 전면 개편하며 기아가 추구하는 ‘영감을 주는 움직임(Movement that inspires)’에 대한 고심이 느껴진다. 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 담당 전무는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대담한 자연의 감성과 모던함을 반영해 깔끔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이 느껴지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제한적으로 공개한 티저 이미지를 통해 기아는 신형 스포티지에 첨단 사양을 대거 확충했음을 강력히 암시했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K8에 처음 탑재한 ‘인포테인먼트 공조 전환 조작기능’이 적용된 모습으로 상품성과 편의성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기아 SUV라인업을 대표하는 스포티지는 기아의 세계시장 개척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모델이다. 글로벌 판매고 600만대를 돌파한 모델은 기아에서 스포티지가 유일하다.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예고되고 투싼 등 경쟁 신차 등이 잇따르며 최근 스포티지의 국내 판매는 주춤하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인기가 여전하다.

스포티지는 지난달 3만2322대가 팔려 K3(2만4637대), 리오(1만8377대) 등 해외판매 주력 모델을 제치고 기아의 글로벌 최다판매 모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4세대 스포티지는 2015년 출시 후 매년 기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있다.

상품성을 대폭 강화하고 디자인을 개선한 5세대 스포티지 모델 출시는 기아의 올 실적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SUV 라인업은 신형 스포티지를 비롯한 카니발, 쏘렌토의 ‘삼각편대’가 강화되고, 세단 라인업에선 K5, K3에 K8 등의 가세로 탄력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축소됐던 신흥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스포티지 신모델이 출시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증권업계는 5세대 스포티지 출시가 예고된 기아의 실적개선을 낙관하며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하고 있다.

다만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은 스포티지 질주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최악의 반도체 대란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수급 차질 해소 시점을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스포티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은 차시장 회복세와 맞물려 하반기 기대되는 신차 중 하나”라며 “반도체 수급 문제해결과 더불어 초기 안전·품질 이슈만 없다면 무난한 연착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