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박씨’가 빌보드 핫 100 1위?

한국계 어머니 둔 앤더슨 팩, 브루노 마스와 듀엣으로 정상

전쟁고아로 미국 입양해 팩 출산…아내도 한인 유학생 출신

“밀양 박씨가 빌보드 싱글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음악 순위인 빌보드 4월 2째주 싱글 핫100 차트 1위에 세계 최고의 남성 팝 가수로 꼽히는 브루노 마스와 그래미상 4회 수상에 빛나는 앤더슨 팩이 결성한 밴드 실크 소닉(Silk Sonic)의 `리브 더 도어 오픈(Leave the door open)`이 올랐다.

브루노 마스가 필리핀계 어머니를 둔 하와이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는 가운데 앤더슨 팩도 어머니가 한국계라는 사실이 한인 음악팬들에게 알려지면서 “아시아계 듀엣이 빌보드를 정복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앤더슨 팩의 어머니는 6·25전쟁 당시 흑인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전쟁고아가 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입양됐다. 한국인 어머니가 박씨여서 영어명이 ‘Park’이었던 팩의 어머니는 입양 담당자의 실수로 성이 ‘Paak’이 됐고, 앤더슨은 마약중독자인 아버지의 폭력에 맞서며 자신과 여동생을 키웠던 한국계 어머니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사용하며 정체성을 드러냈다.

앤더슨 팩과 한국계 어머니/instagram

한국인의 피가 4분의 1이 흐르는 ‘쿼터’인 팩은 지난 2015년 한국 가수 딘의 ‘풋 마이 핸드 온 유’라는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샷 오브 더 참이슬…자기야 이리 와 빨리 와 가자” 등의 한국 랩을 선보이기도 했다. 팩은 평소 “김치찌개를 좋아한다”고 말해왔고 그의 첫째 아들 소울(Soul, 10세)은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아버지 대신 BTS의 시상에 더 관심을 가진 K-팝 팬이기도 하다.

특히 혼자 음악 공부를 하던 시절 LA에 음악공부를 위해 유학온 한인 장재린씨(영어명 Jaylin)를 만나 결혼해 소울과 샤인(Shine) 등 2명의 아들을 낳아 함께 기르고 있다. 팩은 가스펠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아내 제이린에 대해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설적인 래퍼인 닥터 드레(Dr. Dre)와 같은 지역 출신인 팩은 닥터드레에게 발탁돼 2018년 5월 발표한 싱글 `버블린(Bubblin)`으로 2019년 제61회 그래미상 `최우수 랩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하는 등 4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특히 고향인 캘리포니아 항구 도시 벤투라를 배경으로 한 동명 앨범으로 올해 그래미 `최우수 R&B 앨범`까지 차지하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로 꼽히고 있다.

17일자 1위에 이어 24일자 차트에서는 3위를 기록한 ‘리브 더 도어 오픈’은 브루노 마스에게는 통산 8번째 핫100 1위, 앤더슨 팩에겐 첫 번째 영예이다.

앤더슨 팩의 가족/instagram
앤더슨 팩과 아내 제이린/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