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재인, 지도자로서 약했다”

“변죽만 울렸다” 대북정책 평가에 맞비방…”협상가 자질없다” 반박

“김정은, 문재인 존중한 적 없었다…한국에 대한 공격 막은 것은 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정책을 평가한 문재인 대통령을 별도 성명을 통해 비방하고 나섰다.

현지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최근 미국 유력지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핵심까지 파고들지는 못했다고 진단한 데 따른 반발이라고 해석했다.

AFP 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된 (그리고 좋아하게 된) 북한의 김정은은 문재인 현재 한국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와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주장했다.

뉴욕 포스트는 이날 성명이 최근 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NYT 인터넷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뉴욕포스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을 보도하며 문 대통령의 NYT 인터뷰 내용 가운데 대북정책과 관련한 평가를 배경으로 인용했다.

AFP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자신을 한반도 평화협상의 주도적 협상가로서 부각하려고 했다고 해설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도 자신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한국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막은 것은 언제나 나였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이상 거기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을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판문점에서 세 차례에 걸쳐 만나는 전례 없는 북미 역사를 썼으나 비핵화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채 임기를 마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평도 지속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 년간 바보 취급을 당했지만 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와 서비스에 대해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더 지불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태도도 함께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 우리에게 지불하기로 합의한 수십억 달러를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압박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보다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해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행히도 퇴임하기 전에 새롭고 기존에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공정한 무역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이 나라의 위대한 농부들과 제조업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9년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