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연좌제?…이란 고위층 딸 에모리대 의사, 의문의 퇴직

에모리대학 홈페이지 캡처

연방 재무부 제재 이후 정치권 압박 거세져…에모리대 공식 답변 안 내놓아

이란 정부 고위 인사에 대한 연방 정부의 제재 조치가 애틀랜타 의료계까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Ali Larijani)의 딸로 알려진 에모리대 의대 소속 의사가 최근 대학을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에모리대학교는 26일 AJC의 질의에 대한 공식 입장을 통해 “이란 정부 고위 인사의 딸인 한 의사는 더 이상 에모리의 직원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인사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경위나 자진 퇴직 여부, 해임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인물은 에모리대 윈십 암연구소(Winship Cancer Institute) 소속이었던 파테메 아르데시르-라리자니(Fatemeh Ardeshir-Larijani)로 그의 부친 알리 라리자니는 최근 연방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재무부는 지난 1월 15일 라리자니를 포함한 이란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달 초 발생한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조율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재 발표 이후 에모리대에는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압박이 이어졌다.

파테메 라리자니의 퇴출과 추방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9만6000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윈십 암연구소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은 에모리대와 조지아 의료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해당 의사의 즉각적인 해임과 주 면허 박탈”을 요구했다.

카터 의원은 서한에서 “미국인을 향한 적대적 행위를 조율하는 고위 인사의 직계 가족이 환자를 돌보는 위치에 있는 것은 환자 신뢰와 기관의 신뢰성,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모리대는 공식 입장에서 “모든 직원은 주 및 연방법을 포함한 관련 법규를 준수해 채용됐다”며 “대학은 환자 치료와 연구, 교육의 가치를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테메 라리자니의 퇴직이 외부 압력의 결과인지 여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에모리대 교수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모리대 교수협의회 의장인 노엘 매카피(Noëlle McAfee) 교수는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학 지도부가 논란 상황에서 교직원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개인이 가족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AJC는 파테메 라리자니와 직접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카터 의원은 의사의 퇴직이 알려진 뒤 별도 성명을 통해 “폭력적 테러 세력과 연관된 인물이 더 이상 조지아의 환자 생명을 맡지 않게 됐다”며 “환자 치료 수준이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지난해 9월 에모리대 소속 교수가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 소식에 “잘 됐다(Good riddance)”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해임된 사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카터 의원은 에모리대에 강하게 반발하며 연방 예산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해당 해임과 정치적 압박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에모리대는 당시에도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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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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