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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도 함께…노부부 붕괴 아파트 침대에 누운 채 숨져

결혼 59주년 앞두고 참변…”두분이 마지막 함께 했다는 사실에 위로”

미국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트위터 갈무리]

58년을 해로한 미국의 노부부가 플로리다주의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의 잔해 속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 채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9일 CBS 마이애미 등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지난 24∼25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 지역의 무너진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 잔햇더미에서 안토니오 로자노(82)와 아내 글래디스(80)의 시신을 수습했다.

노부부의 아들 세르히오는 두 사람이 발견 당시 함께 누워있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면서 다음 달 부모님의 결혼 59주년을 축하하는 모임 대신 장례식을 준비하게 됐다고 슬퍼했다.

이어 “당시는 부모님께 ‘제가 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국 두 분이 함께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함께였다는 사실에 위로받고 있다면서 “부모님은 정말 멋진 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가족 왼쪽부터 세르히오, 아이를 안고 있는 글래디스, 안토니오, 세르히오의 아내. [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세르히오는 지난 24일 새벽 2시께 이 아파트가 무너지기 전날 저녁 부모님 집에서 식사한 뒤 두 구획 건너편에 있는 ‘챔플레인 이스트’의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어머니를 안아주고 아버지와 인사한 뒤 나왔다”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무너졌을 당시 그는 “토네이도가 닥친 줄 알았다. 문을 열어 보고서는 아내에게 ‘건물이 없어졌다’고 외쳤다”면서 “아내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고, 나는 ‘우리 부모님이 계신 아파트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집에서 부모님 집의 주방을 볼 수 있었다던 세르히오는 “어머니가 요리하거나 아버지가 앉아있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확인된 사망자는 11명으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약 150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붕괴 아파트 참사로 숨진 노부부 안토니오 로자노(왼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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