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막음 안통했다…펜스, ‘1·6 의사당 폭동’ 증언대에

법정 출석해 5시간 머물러…트럼프 “펜스 증언 걱정 안돼”

2020년 재임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2020년 재임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2024년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1·6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증언에 나섰다.

A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펜스 전 부통령이 27일 특검 대배심에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2020년 치러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사건에 대해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펜스 전 부통령은 5시간여가량 법정에 머물렀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했다.

작년 11월 임명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이 사건 등과 관련해 트럼프 전 행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소환 조사를 벌여왔는데, 펜스 전 부통령은 그중 최고위직에 속하는 인물이다.

AP통신은 이날 그의 출석이 1·6 사태 이전 주요 인물들이 나눴던 대화나 그들 사이의 사건들과 관련한 직접 진술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그간 자서전 ‘신이여 굽어살피소서’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압박했고, 이를 거부하자 관계가 악화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건 당시 의회에 있던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렸다며 “역사가 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소환장을 받은 펜스 전 부통령은 당초 헌법상 의원들의 ‘연설 또는 토론’ 관련 조항에 근거해 출석을 거부했다.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의원의 특권조항이 자신에게도 적용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법원은 이에 펜스 전 부통령이 당시 상원의장으로서 수행한 업무와 관련해서는 진술하지 않되, 소환 조사에는 응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펜스 전 부통령은 이달 5일 법원의 출석 명령에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그의 증언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기밀 유지와 관련한 ‘행정 특권’을 내세워 펜스 전 대통령이 증언대에 서지 못하도록 시도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제기한 항소도 전날 기각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만 이날 ‘펜스의 증언이 걱정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그것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고 답했다.

AP통신은 “펜스가 2024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트럼프와 맞서게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증언은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떠난 뒤에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기밀문서를 보관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