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페덱스 “백신 우선 배송”…연말 택배대란 예고

‘산타는 뒷전’…성탄절-연말연시 선물 배송 지연 우려

미국 최대 물류업체인 유피에스(UPS)와 페덱스(Fedex)가 코로나19 백신 수백만회분을 우선 배송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UPS와 페덱스 경영진은 지난 10일 연방 상원 상업·과학·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연말 선물보다 백신을 먼저 운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UPS와 페덱스는 코로나19 백신이 다른 물품보다 먼저 수송기에 실리고, 해당 수송기는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우선 이착륙 권한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곧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이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선적해야 해 백신 보급과 운송이 까다로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웨슬리 힐러 UPS 글로벌 헬스케어 부문 사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백신 출하를 최우선하고 있다”며 “백신을 위한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연말 배송이 몰려 백신 보급이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로이터는 “산타가 코로나19 백신 뒷자리에 있다”(Santa takes a back seat to COVID vaccine)는 표현을 쓰며 “올해 연말 택배 물량이 예년보다 5%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백신 운송으로 7억개의 선물들이 제때 도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휠러 사장은 이어 “배송업체들은 백신 승인 다음 날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 분류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백악관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작전(OWS) 팀의 협력사로, 취약한 의약품을 취급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UPS는 이를 위해 GPS(전지구위치파악시스템) 추적 장치, 특수 라벨, 비행기·트럭 등 코로나19 백신 배송을 위한 VIP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UPS는 또 백신 납품이 시작되기 전에 희석제, 혼합병, 주사기, 의료진 보호 장비, 예방접종 기록 카드 등 화이자 백신 접종에 필요한 물자를 전달할 예정이다.

레이첼 레빈 펜실베이니아주 보건장관은 이날 “앞서 펜실베이니아주는 전체 지역 중 4분의 1이 진단 키트를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받았다”면서 “백신을 투여할 수 있도록 정확한 시간에 같은 장소에 도착해야 한다”고 운송업체 측에 당부했다.

이에 리처드 스미스 페덱스 글로벌 지원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기상, 교통, 규제, 통관 지연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매일 대처하고 있다”고 상원의원들을 안심시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화물을 운반하는 UPS 직원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