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 ‘인육’발언 영사, 2월 시애틀 떠난다

권원직 신임 총영사 “송구스럽다” 공식사과

“추가 감사 이뤄지고 있는 지는 확인 못해”

<속보> 공관 행정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은 물론 ‘인육’ 등 어처구니 없는 발언으로 큰 논란이 일었던 시애틀총영사관 소속 영사가 내년2월 시애틀을 떠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부임해 7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권원직 시애틀총영사는 “해당 영사가 내년 2월 인사에서 시애틀총영사관을 떠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권 총영사는 “정말로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들이 일어났는데 정말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총영사관 직원들이 내부 갈등을 덜어내고 한 팀으로 화합해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총영사는 특히 “그동안 언론 등에 나왔던 해당 영사가 했던 발언이나 언행 등은 반박이 없었던 것으로 미뤄 모두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영사에 대해 지난해 감사가 이뤄졌으며 추가 감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및 한국 국회 이태규 국민의 당 의원실에 따르면 시애틀영사관 소속 A영사는 현지 행정직원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언어폭력을 가했다.

이 영사는 직원들에게 “××새끼야”라고 욕설을 하거나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위협했다. 또한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라고 상대의 재산 수준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엽기적인 수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A영사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고 하거나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고 괴롭힘을 당한 행정직원들은 제보를 하기도 했다.

A영사는 또한 시애틀지역 한인업체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한 허위 견적서를 만들어 10만달러가 넘는 예산을 타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태규 의원실은 밝혔다.

특히 A영사는 이렇게 타낸 예산으로 유투브 채널을 만들겠다며 개인용 노트북을 사려고 시도하고 또한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까지 일삼았다고 이 의원실은 지적했다.

피해 직원들은 2019년 10월A영사를 외교부에 신고했다. 직원들은 폭언과 욕설 외에도 사문서 위조, 물품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휴가 통제, 시간 외 근무 불인정 등 A 영사에 대해 16건의 비위행위를 신고했다.

그러나 감찰에 나선 외교부 감사관실 소속 감찰담당관실은 시애틀영사관 소속 영사 및 직원들로부터 직접 참고인 진술을 듣지 않고 서면으로만 문답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담당관실은 2019년 11월 24~29일 감찰을 벌인 후 2020년 1월 이메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외교부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10월 특정 직원에 대한 두 차례의 폭언 및 상급자를 지칭한 부적절한 발언 한 건 등 총 3건만을 확인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교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이 의원실에 제출했다.

이 의원실은 A영사가 이 세 차례의 언행 비위로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를 받았고, 주시애틀총영사관은 ‘기관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육’ 발언 등이 새롭게 부각되자 외교부는 지난 10월 “일부 발언 등은 새롭게 나온 내용인 만큼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외교부가 A영사에 대해 추가 감사를 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A영사는 현재까지도 시애틀총영사관에서 피해를 본 행정직원들과 함께 근무를 해와 문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시애틀N 제공

시애틀 총영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