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중국계 교수, ‘차이나 커넥션’ 기소

연방정부 지원금 타면서 중국 정부 조력자 신분 숨겨

” 중국 정부 위한 해외전문가 활동·연구비도 지원받아”

명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연방정부로부터 연구 지원금을 타내면서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한 사실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고 AP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나노기술을 전공한 중국계 강 천(56) 교수는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케임브리지에 있는 자택에서 연방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중국 태생의 천 교수는 MIT에 재직하면서 중국 인민공화국(PRC·중국의 공식 명칭) 뉴욕 영사관의 요청으로 중국 정부를 위한 해외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것을 포함한 모종의 계약을 중국 기관들과 맺었다고 당국이 밝혔다.

통상 이러한 역할은 중국의 과학·기술 목표를 심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당국자들이 법원 문건에서 전했다.

천 교수는 에너지부에 연방정부 보조금을 신청하면서 의무사항인 중국과의 커넥션을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한 소득신고 시 해외 계좌도 등재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천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수백만 달러를 포함, 외화로 2900만 달러를 모아들였다. 동시에 2013년부터 MIT에서 진행한 나노기술 연구작업과 관련, 미 연방정부로부터 총 1천9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당국자들이 밝혔다.

천 교수의 변호사 롭 피셔는 이메일 성명에서 “천 교수는 미국을 사랑하며 혐의에 대해 적극 소명하길 원하고 있다”며 “30여 년 전 이 나라로 넘어온 뒤 그의 인생은 아메리칸드림의 전형이었다. 그는 기계공학 분야의 과학적 진전을 위해 삶을 헌신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화상 방식으로 진행된 보스턴 연방법원의 심리 도중 구금 상태에서 풀려났다. 이에 앞서 그의 자택 및 대학 연구실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MIT측은 “MIT는 연구의 진실성이 근본적인 책임이라고 믿고 있으며, 미국의 연구에 부적절한 영향력이 행사되는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번 체포는 미 검찰이 지난해 1월 말 중국 정부의 우수인재 영입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에 참여, 중국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은 사실을 숨긴 혐의로 찰스 리버 하버드대 교수를 기소한 지 1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동안 수십 명의 미국 내 학자들이 연구비 지원 등 중국 기관과의 커넥션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아시아계 미국인 정의 증진'(AAAJ) 등 일부 단체는 이달 초 ‘차이나 이니셔티브’로 명명된 법무부의 기획 수사가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중국계 미국인과 이민자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그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낸 바 있다.

MIT 캠퍼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