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모더나 백신 매우 효과적”…내주초 첫 접종

오는 17일 자문위 상정…이르면 18일 긴급사용 승인 예정

“특별한 안전문제 없어…무증상 바이러스 감염 억제 효과”

연방 식품의약국(FDA)이 오는 17일 회의를 앞두고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매우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이라는 문서를 공개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FDA는 17일 회의를 위해 마련된 브리핑 문서를 이날 발표했다.

FDA는 이 문서에서 “모더나 백신의 면역 효과가 94.1%로 매우 효과적(highly effective)”이라고 밝혔다. 이어 “긴급사용 승인을 방해할 만한 특별한 안전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17일 백신 승인 권고 여부를 표결에 부칠 FDA 자문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FDA는 이르면 18일 모더나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95%)와 비슷한 시험 결과가 나왔고,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라는 동일한 기술에 기반 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주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미국은 모더나 백신이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접종이 개시된 화이자 백신과 함께 미국의 코로나19 퇴치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모더나 백신 무증상 감염·바이러스 전파도 억제”

특히 전문가들은 모더나 백신이 무증상 감염 예방과 바이러스 전파 억제에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밴더빌트대학의 윌리엄 섀프너 보건 정책·예방의학 교수는 WSJ에 “만약 백신이 전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우리가 마스크를 벗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FDA가 발표한 모더나 백신 분석 결과에는 첫 접종 직후 무증상 감염을 막는 효과가 있었다는 새로운 데이터가 포함됐다.

모더나는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결과, 첫 접종 직후 일부 무증상 감염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임상시험 두 번째 접종을 받을 시기에 위약군 참가자 38명이 아무런 증상 없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백신군과 비교하면 약 세 배에 가량으로, 백신을 접종받은 참가자한테서는 14명이 무증상 감염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에 2차 접종 후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백신 접종이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 외에 지역사회의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 게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다음주 초 첫 접종…화이자에 비해 시골 병원에 적합”

모더나 백신은 이르면 18일 FDA의 승인을 받은 뒤 이번 주말 첫 선적분을 발송, 다음주 초 첫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이 FDA의 승인을 받으면 미국 정부는 화이자 백신을 포함해 총 4000만회분(20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이달 안에 접종할 수 있게 된다.

연방정부 관리들은 모더나 백신이 시골 작은 병원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첫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 백신과 비교해 소규모 배송이 가능한 데다, 보관·운송이 쉽다는 이유에서다.

화이자 백신은 지난 13일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심사 절차를 완료하고 긴급사용을 최종 승인받은 데 이어 14일 첫 접종이 이뤄졌다.

화이자 백신은 그러나 영하 70도에 보관해야 하고 해동 후 6시간 내 접종하지 못하면 폐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용 냉동고가 없는 병원은 첫 배포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트레이에 1000회분씩 담겨 포장되기에 1000명 이상이 한번에 접종할 수 있는 대형 병원만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비해 모더나는 일반 냉동실 온도와 비슷한 영하 20도에서도 6개월 보관이 가능하다. 냉장실 온도인 영상 2~8도에서도 30일 동안 보관할 수 있다.

모더나는 이달 말까지 미국에 2000만회분(1000만명분)을 공급하고, 내년 전 세계적으로 5억~10억회분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젊은 사람들에게 더 효과적…3명 안면 신경 마비”

FDA는 모더나 백신이 매우 안전하다고 발표했으나,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었다.

모더나 백신 부작용 중에서는 피로감·두통·근육통이 가장 흔했으며, 메스꺼움·구토·얼굴 붓기 등의 부작용 또한 드물게 보고됐다.

백신을 접종한 임상시험 참가자를 10명으로 가정하면 9명 이상은 주사를 맞은 부위에 통증을 느꼈고, 7명은 피로감을 느꼈다. 6명은 두통이나 근육통을 경험했다.

주사 부위 통증을 겪은 이들 중 약 9.1%는 가장 높은 단계의 ‘3등급’ 반응을 보였다. FDA는 부작용이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으나, 일부 사람들에겐 심각할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메스꺼움과 구토, 얼굴 붓기,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의 심각한 부작용 사례도 7건 보고됐다. 또 임상시험 참가자 3만여명 가운데 4명은 안면 신경 마비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의료진이 이 증상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보다 젊은층에게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8~64세의 면역 효과는 95.6%, 65세 이상은 86.4%였다.

국립보건원(NIH)은 이런 부작용 우려를 해소하고, 백신이 무증상 감염을 예방하고 사람 간 전파를 억제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긴급사용 승인 후 새로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